안녕하세요, 21기 목표달성장학생 석민준입니다.

10월 첫 칼럼은 제가 되고 싶어서 사흘 전부터 대기탔습니다 ㅎ

입시뿐 아니라 대학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낀 전반을 조금은 두서 없이 풀어보는, '빙글빙글아무생각' 3번째 칼럼입니다.

오늘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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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둘 줄 아시나요?

체스의 재밌는 점은,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 기물이 어디 있는지, 상대의 기물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나와 상대가 각각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 전부 알 수 있으니까요.

또 정보가 대칭적인 게임입니다. 내가 보는 것과 상대방이 보는 것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체스에서는 거의 언제나 'Right Move', 즉 옳은 수가 존재합니다. 

경우의 수가 많지만 제한적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어느 정도 정답지가 존재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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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는 다릅니다.

포커에서 나는 나의 패를 알고 있지만, 상대방의 패에 대한 정보는 모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큰 특징이죠.

따라서 포커에서는 'Right Move' 따위는 없습니다. 즉 특정 상황에서 100% 들어맞는 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 패를 빼고 아는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의 패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일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베팅합니다. 그래서 'Optimal Move', 즉 최선의 전략은 존재합니다. 

말 그대로, 그냥 내가 아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죠.

그렇지만 최적 전략을 택하더라도 질 수 있습니다.

성공 확률이 제일 높은 70%에 베팅했더라도 나머지 30%에 운 나쁘게 걸리면 지는 것이죠.

완벽하게 플레이하고도 질 수도 있고, 뇌를 빼고 플레이해도 이길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 하나 없는 게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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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는 통제된 환경, 정제된 정보, 예측 가능한 미래를 전제로 합니다.

포커는 불확실한 환경, 불확실한 정보, 불확실한 미래를 전제로 합니다.

아무래도 플레이어도 많고 정보도 많고 경우의 수도 훨씬 많은 '인생'은 체스보다는 포커에 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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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선택을 하고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인강 선생님은 누구를 선택할까,

대학을 높일까 원하는 과를 갈까,

내가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 있는데 고백을 해야 할까,

군대는 언제 갈까,

이직해야 할까 지금 회사에 남아 커리어를 쌓아야 할까,

유학을 가야 할까 한국에 남아야 할까,

지금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등등....이거 말고도 엄청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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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체스였다면, 우리는 모든 정보를 100% 아는 상태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체스가 아닌 포커이기에, 100% 확신을 가지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70%의 정보만 가지고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결정에 완전무결한 이유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확신'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엔 애매해도 괜찮습니다.

어딘가 불안한 결정이어도 괜찮습니다.

모든 '?'를 '!'로 다 바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원래 조금 애매한 상태에서 결정하는 겁니다.

인생이라는 포커 게임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정확한 정보를 가진 사람이 아닌, 불충분한 정보 속에서도 선택을 이끌어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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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선의 선택이란 무엇일까요?

인생이라는 포커 게임에서는, '최선의 선택'은 '옳은 선택'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선택이 결과적으로 실패했을 때, 그 선택을 '실패한 선택'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정답과 오답이 있는 세상이라면 맞는 말이었을 거에요.

인생이 체스가 아닌 포커임을 기억한다면, 세상은 실패했음에도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은 성공 확률이 높은 선택이라는 거지 반드시 성공하는 선택이 아니니까요.

실패했다고 해서 그 선택이 틀린 건 아니라는 거에요. 여러분이 가능성이 높은 선택을 했다면 그걸 가지고 뭐라 할 사람은 없습니다. 뭐라 한다고 해도 다 결과론적인 말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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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선택과도 연결지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이런저런 불안 때문에 과 선택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어차피 여러분이 어느 학과를 가는 게 더 좋을지는 아무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언자가 아니니까요.

그냥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조금 더 옳은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모을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됩니다.

실패할까 하는 두려움은 실패 가능성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마음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이 '실패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여질' 뿐입니다.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감정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걱정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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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stop playing results-oriented games('I should have bought Bitcoin in 2013!') and start playing process games('What's my framework for evaluating asymmetric bets?'). You stop letting bad outcomes invalidate good decisions. Focus on the process by which you made each decision. The outcome is just one sample from a distribution of possibilities')'

내 선택의 결과를 후회하는 것이 아닌 선택으로 이어진 과정 자체를 피드백하는 것.

'실패하면 어떡하지?'  ->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실패 가능성을 낮출까?'

'잘못 선택하면 어쩌지?'  ->  '어떤 선택이 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선택이 무엇일까?'

'지금 공부해도 실력이 늘지 않을 것 같은데..'  ->  '지금 어떻게 해야 실력을 높일 확률이 더 높아질까?'

과정 중심적 사고란 이런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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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통 공부하신 분들, '큰 수의 법칙' 아시죠?

시행 횟수가 높아질수록 평균값은 기댓값에 수렴한다는 법칙입니다.

동전을 10번 던지면 그중 3번 앞면이 나오는 게 그리 이상하지는 않지만,

동전을 10000번 던졌는데 3000번 앞면이 나오는 건 말도 안되는 확률입니다.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과정도 비슷합니다.

여러분이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항상 성공하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인생에서 하는 크고 작은 선택이 쌓이면 쌓일수록 결국 여러분의 누적된 성공은 실패를 능가하게 될 겁니다.

그게 평균의 묘미죠 ㅎㅎ

성공 하나, 실패 하나가 인생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결과 하나만 보고 너무 들뜨거나 낙심하지 마요.

성공한 사람이 실패율 70%일 수도 있고, 실패한 사람이 성공률 70%인 걸 수도 있으니까요.

항상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성공률이 높은 사람이 되는 것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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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많이 가까워졌네요.

여러분이 수험생활 내내 가졌을 '?'들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커지고 다시 나타나고 하는 시기입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을 100% 없애고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없고, 100%의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포커 판이 없듯, 수능날에도 여러분은 '?'를 좀 가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완벽하게 '?'를 다 지워야 한다는 압박감은 내려놓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때까지 지울 수 있는 '?'만 최대한 지워요.

최대한 확률을 높일 때까지 높이고 들어가는 겁니다. 단 그게 100%가 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충분할 겁니다.

그렇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만큼 높인 다음, 결과는 하늘에 맡겨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잖아요.

오늘 공부도 화이팅 :) 

이번 글은 Robin Guo(https://www.robin-guo.com/)라는 분의 'Life is Poker, Not Chess'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접한 뒤 여러분께 공유하고 싶은 인사이트를 따와서 쓴 글이었습니다. 영어 좀 읽는다 하시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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