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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너를 아끼자

김지원  스크랩
2026-10-29 15:57:58
5,543

오늘만큼은 너를 아끼자

밤나무 아래, 너에게

-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지원입니다.

 

 

10월29일

가을이 오면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다.

바람은 차가워지고 해는 짧아진다.

 

거리의 나무는 조금씩 색을 바꾸는데,

내 하루는 여전히 책상 앞에 멈춰 있는 것 같다.

작년의 나도 가을을 탔다.

 

“이만큼 했는데도 아직 부족한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이런 생각은 더 자주 찾아온다.

계절이 바뀌며 생기는 쓸쓸함에 입시 압박과 피로가 겹치면,

평소보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요즘 유난히 지치고 불안하다고 해서

자신을 나약하다고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애써 온 사람이라면,

잠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마음이 가라앉는 날에는 막연히 “정신 차려야지”라고 다그치지 말자.

하루의 끝에는 못한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해낸 일도 하나하나 떠올려 보자.

계획한 만큼 해냈다면 그날은 거기까지 해도 괜찮다.

 

집중이 흐트러진 날에도 책상에 돌아온 것,

모르는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은 것,

잠깐 쉬고 다시 시작한 것.

그런 일들이 쌓여 지금의 너를,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가을을 탄다는 건 마음이 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오래 달려왔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계절이 변하듯 마음은 오르내리지만, 오늘의 작은 한 걸음은 영원히 남는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시작할 필요는 없다.

조금 불안한 채로, 묵묵하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보자.

 

편지

잘들 지내셨습니까.

 

어떤 주제로 써야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어떤 주제로 써야 마지막에 작지만 담담한 응원이 될까.

마지막인 만큼 어떤 칼럼을 쓸지 정말 고민했습니다.

 

오늘은 본문보다 편지가 메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맘때쯤에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정말 끝에 다다랐다는 생각에 불안해하고

스스로를 한 없이 다그치고, 절벽으로 몰고, 숨쉴 구멍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칼럼을 보는 순간만큼은 혹은 집에 가는 순간만큼은

자신을 아껴주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던, 열심히 달려왔던 과거와 함께

여러분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상기하면 좋겠습니다.

 

또 집에 가면, 여러분을 믿는 엄마, 아빠, 친구들이 있지 않습니까?

분명, 수능이 끝난 후 여러분을 웃는 얼굴로 맞이할 생각이 가득하실 겁니다.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배운 내용인데,

공기의 질이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집에 가는 길이나 저녁 먹고, 가까운 공원에 잠깐 들르시는 거 어떨까요.

 

10월 마지막의 나무는 붉은빛과 노란빛과 초록빛이 섞여 있습니다.

가을 나무 옆에 서서 맑은 공기를 마시다 보면,

오늘 받았던 불안과 걱정이 날아가고,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더 불어넣어 줄 겁니다.

 

공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그 자리에서 짧게 심호흡을 해봅시다.

 

4초 동안 들이마시고 4초 멈추고 4초 동안 내쉬고 4초 멈추고...

지금!!당장!!

 

집중이 안 될 때마다

이 호흡법으로 잠깐 쉴 틈을 준다면,

불안도 해소되고, 남은 시간 온전히 집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칼럼은 수능 전날에 했던 일들과 수능 당일, 당일 밤. 이야기를 작성합니다.

자신감을 가득가득 넣어줄 수 있는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그동안 마무리 준비 잘하고 계시길 바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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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가 있다

일도 안 풀리고 작품도 안 되고

울적한 마음으로 산길을 걸을 때

툭, 머리통에 꿀밤 한 대

아프다 나도 한 성질 있다

언제까지 내가 동네북이냐

밤나무를 발로 퍽 찼더니

후두두둑 수백 개의 밤톨에 몰매를 맞았다

올상으로 밤나무를 올려봤더니

쩍 벌어진 털복숭이들이 하하하 웃고 있다

나도 피식 하하하 따라 웃어 버렸다

매 값으로 토실한 알밤을 주머니 가득 담으며

고맙다 애썼다 장하다

나는 네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살아나온 그 마음을 안다

시퍼런 침묵의 시간 속에 해와 달을 품고

어떻게 살아오고 무엇으로 익어온 줄 안다

이 외진 산비탈에서 최선을 다해온 네 마음을

-박노해, 「밤나무 아래서」


 

정말 조금만 더 힘내랑 :)

 

 

 

 

ㄴ약속을 지킨 자... 가히 추천을 받아 마땅하다...

 

  •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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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지원 멘토

  • 🏆 제22기 목표달성 장학생
  •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26학번
  • 📖 정시 전형
  • #재수정시 #육사85기 #INTJ #멘탈관리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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