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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안될 것 같다면

이름 : 강예린  스크랩
등록일 :
2026-09-30 17:17:56
|
조회 :
2,111

최근에 날씨가 꽤 쌀쌀해졌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과는 다른 공기… 살갗에 닿는 온도가, 코끝에 남아 있는 향기가 곧 가을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니 과거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올해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제 몸은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재수를 했던 작년의 저로 기억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제가 왜 재수를 했는지 생각해보면 ‘예비 1번’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울리던 그 숫자였습니다. 제가 가고 싶던 대학에 저는 예비 1번으로 탈락했어요. 5차까지 추가 합격이 있었지만 저는 3차도 예비 1번, 4차도 예비 1번이었습니다. 5차에서 저는 혹시나, 설마, 기적이 저에게 있지는 않을까? 기대했어요. 결과는 역시나 ‘예비 1번’이었습니다.

 

 

입시만을 위해 몇 년간 달려온 저에게는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3월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대학에 가야 했어요. 동기들도 선배들도, 교수님도 모두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모든 게 괜찮아 보였어요. 겉으로만 그랬습니다.

 

 

저는 매일 밤 울었어요. 분명 낮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밤이 찾아오면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정말 이게 최선이었는가? 계속 생각했어요. 학교가 아니라 제 자신에 대한 후회와 원망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수강 철회가 한 시간 남았을 때 저는 수강 철회 버튼을 눌러버렸어요.

 

 

다짐했습니다. 나는 한 번만 더 나를 믿어보겠다고. 그렇게 저는 학교를 나왔습니다.

 

 

4월 1일, 만우절. 저는 거짓말처럼 재수를 시작했어요. 처음엔 그저 즐거웠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20살이지만 자유를 즐기지 못하더라도. 제게 다시 한 번 더 해 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감사했어요.

 

 

저는 반드시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모두 다 알고 있으니까 그것들만 고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의 문제는 수학이었습니다. 같은 문제집을 3회독 하면 된다고 해서 몇 백 개가 넘는 수학 문제를 3번씩 풀었어요. 그러나 6월 모의고사에서도 여전히 제 등급은 5등급이었습니다. 저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무너졌어요.

 

 

나는 무엇을 한 거지? 이 시간 동안?

 

 

스스로가 미웠습니다. 이게 정말 내 한계인가?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다가 눈물이 흘렀어요. 어느 날엔 모든 걸 다 관두고 집에 누워만 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야 했어요. 후회하지 않으려면, 내 자신을 내가 원망하지 않으려면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9월 모의고사에서도 성적은 높지 않았어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의 소식이 간간이 들려올 때면 제가 청춘을 허비하고 있는 건 아닐지 무서웠습니다. 제가 수학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상담을 하던 날, 학원 선생님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예린 학생처럼 노력을 많이 하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을 많이 봐요. 성적이 무조건 오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하는 노력은 어디로 가지 않아요.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이 백 프로 성공한다는 말을 하기엔 어렵지만 난 안 된다고 포기해버리는 학생들보다는 더 많이 좋은 결과를 얻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수능 전날에도 학원에 가서 그 누구보다 늦게 나왔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정해진 시간에 나온 적이 없었고 1시간은 공부를 더 했어요.

 

 

수능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나오는 길에 후회는 없었어요. 

최선을 정말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역대급이었습니다. 저는 그전까지 받아본 적 없는 높은 등급을 받았어요. 커리어하이였습니다.

 

제가 수능 후에 느낀 감정은 메모장에 수능 성적표가 나온 후에 쓴 글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 이렇게 열심히 살아보는 경험도 앞으로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보냈던 시간들이 제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것, 모든 것들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재수하는 그 순간엔 눈물 나게 외롭고 보이지 않는 미래가 막막했어요. 하지만 결국 그 시간들을 저는 버텨냈으니까, 이겨냈으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저를 좀 더 믿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끝까지 후회하지 않도록 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강예린
멘토

이화여대

강예린 멘토

  • 🏆 제22기 목표달성 장학생
  • 🙆 이화여자대학교 초등교육과 26학번
  • 📖 정시 전형
  • #재수 #정시 #지방일반고 #ESFP #독학으로 성적 상승 #피드백광인 #멘탈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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