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달장 21기 조윤솔입니다 :)

요즘 잘 지내고 계시나요? 아마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슬슬 체력도, 멘탈도 많이 갈리는 시기니까요. 그래서 힘들어하는 건 정말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자신을 자책하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이러다 해내지 못하는 거 아닐까' 하고 흔들리고 계시진 않나요?!

사실 제가 그랬답니다.... 한참 공부를 할 때, 목표를 이룬 분들을 보면 ‘저 사람은 나랑 다른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왠지 그분들은 나보다 훨씬 수월하게 이겨냈을 것 같아서, 힘들어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나약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나는 안 될 것 같다’는 불안이 자꾸 저를 괴롭혔어요. 그런데 제가 나름대로 목표를 이룬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니 그 생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지금 이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의 재수 시절 힘들었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들도 있지만ㅋㅋㅋ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볍게 읽어보시고, '이 사람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어가실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는 제가 그 시기를 어떻게 버텼는지, 멘탈 관리 방법도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리멘탈의 기숙 재수 썰

1. 한의원에서 학원 탈출 계획을 세우다

이 날은 정말 제가 기숙학원을 뛰쳐나갈 뻔한 날이라 유난히 기억에 남습니다ㅋㅋㅋ 기숙학원을 옮긴 지 얼마 안된 날, 그날은 정말 공부가 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꾀병을 부리고 한의원에 외진을 나가게 됐죠. 병원 점심시간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동안 정말정말 오랜만에 tv를 봤는데요, 이건 기숙학원에 계신 분들이 많이 공감할텐데 거의 뭐 오지에 있다가 나온 사람처럼 광고를 보는데도 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침을 맞게 되었는데요, 침맞는게 생각보다 아팠습니다.... 그래서 문득 서러워지더라고요. 그냥 잠깐만 쉬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아파야하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공부가 될까 싶기도 했고요. 침을 맞으며 눈물이 찔끔 나왔습니다. 그리고 학원에 돌아가는 차 안, 저는 기숙학원을 나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집 근처에 어떤 재종 학원을 다닐지 등등 시나리오를 모두 짜두고 학원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학원에 도착하니 부모님께 차마 말을 못하겠더군요.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재수 초기에 인강 찍먹을 너무 많이 해서 교재가 산더미였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한 차례 학원을 옮겼을 때 교재로만 3박스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걸 어떻게 또 옮기나 까마득해져서 그냥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유가 너무 하찮죠 ㅋㅋㅋㅋㅋ 이처럼 뭔가 거창한 목표 이유가 없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작은 동기가 있다면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 수험생의 여름은 춥다

지금 한참 여름을 나며 공부하고 계신 여러분들께 공감이 될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우리 수험생들에게 반바지를 입을 기회는 없죠.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시원한 그 바람이 좋은 것도 같지만, 갈수록 사람을 시름시름 앓게 만들더라고요. 한참 멘탈적으로도 힘든 시기가 여름인데, 어지러움 두통 여름감기 등등 신체적인 고통까지 주니 정말 힘들죠. 저 같은 경우에는 맨날 후드를 뒤집어쓰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지 않고, 에어컨이 없는 자리를 노려서 그나마 버텨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문제로 고생하고 계시다면, 후드 쓰는 것을 정말 추천드려요. 아니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실내에서 추위로 고생한 탓에, 저는 휴가를 나오면 한여름인데도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고 오히려 열기를 충전해갔습니다. 부모님은 그런 저를 굉장히 신기하게 보셨죠. 지금은 너무 더워서 힘든데 인생이 극과 극이네요. 여러분도 내년에는 꼭 더운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운 여름을 보내고 계신 여러분 힘내세요!

3. 눈에 수도꼭지가 달렸나...?

저는 원래도 눈물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재수 시절 동안은 유독 울보였습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할때마다 눈물이 나서, 기본적으로 늘 휴지를 뽑아갔습니다. 또한 제가 담임 선생님을 많이 좋아하고 의지 했었는데, 한번은 담임선생님이 제가 자기만 보면 운다고 빨리 가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 그 외에도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에 문득 서럽고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특히나 저는 기숙에서 친구가 있긴 했으나, 가끔씩만 같이 다니고 거의 솔플을 했기 때문에 외로움에 많이 사무쳤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다닌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 다니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다니던 혼자 다니던 둘다 장단점이 분명한데, 저는 남의 감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 솔플이 잘 맞았거든요. 이건 각자 성향에 따라 택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제가 왜 이렇게 눈물이 많고 마음이 약한지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울면서도 어찌어찌 계속 공부한 게 그 누구보다도 대단한 일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혹시 저처럼 눈물이 많은 분이 계시다면, 그래도 괜찮고 오히려 대단한거에요! 힘들지만 꾹 참고 울지 않고 계셨던 분들께는, 물론 저처럼 많이 우실 필요는 전혀 없지만ㅋㅋㅋ 그래도 정 힘들때는 울어도 괜찮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약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그 누구보다도 진심이라는 증거에요.

나의 멘탈관리 방법 

1. 일기쓰기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 간단한 일기를 쓰는 것이 제 멘탈에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고 냉정하게 피드백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만하면 잘했다, 충분하다'하고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는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거니까요. 그러니 일기를 통해 잠에 들기 전 오늘 하루가 어땠든 고생한 스스로를 토닥여주는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소확행

- 밥과 간식: 저는 급식표를 외우고 다니는 학생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날 밥이 맛있으면, 그것만으로 버틸 힘이 나고 좋더라고요. 그 외에도 힘들때마다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보상을 주는 의미로 아이스크림, 과자 같은 간식을 사먹었습니다. 

- 친구와 산책: 제가 비록 솔플을 위주로 했지만, 아무와도 이야기를 안하는 생활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공부 끝나고 밤에 숙소에 들어오면 룸메들과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와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며 산책하기도 했고요. 사실 산책은 몸을 움직이고 햇빛을 보게 되어서 혼자해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체력과 숙면에도 도움이 되고 다른 긍정적인 효과도 많고요. 

- 편지: 기숙학원 친구들의 경우 공감하실텐데요, 편지가 오면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금 귀찮더라도 최대한 자주 편지를 써달라고 부모님께 따로 부탁했습니다. 정말 짧고 별 내용 없더라도 온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덜 부담을 갖고 자주 써주신것 같습니다.

3. 약속된 휴식과 휴가

저 같은 경우, 점심 저녁 시간에는 웬만하면 산책하는 등 공부를 하지 않도록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일요일날 학원에서 주는 자유 시간때도 절대로 책상에 앉아있지 않도록 했습니다. 예정된 휴식이 있으면 더욱 더 공부할 힘이 나고, 실제로 어느 정도 쉬어야 효율이 나올 수 있더라고요.

휴가 때도 꼬박꼬박 쉬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폭주해서 하루종일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돌아오면 제대로 쉰 것 같지도 않고 여운이 남아 공부에도 지장이 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도파민 풀충전보다는 어디 여행가서 바다를 보고 오거나, 가족이나 친구들과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 ebs 연계 작품이었던 관동별곡에 나오는 강릉에 놀러갔답니다! 다녀왔더니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 것 같기도....ㅎㅎ

이렇듯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항상 참고 버티기만 해서는 결국 지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을 위한 행복’을 챙기는 일이 꼭 필요해요. 그게 있어야 다시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더라고요. 그러니 여러분도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시고, 가끔은 소확행을 누리거나 충분히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분명 큰 힘이 될겁니다!

마무리하며

헬스장에 있는 천국의 계단 아시나요? 저는 항상 20분 타이머를 맞춰두고 그걸로 운동을 합니다!

근데 얼마 전에 그 기구를 이용하며 수험생활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정말 힘들지만, 한계단 한계단 견디며 올라가다 보면 끝이 보이거든요. 여러분도 조금만 더 버티면 분명 고생 끝에 낙이 올거에요!

수능까지 남은 100여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에요. 이렇게 칼럼을 통해서라도 늘 곁에서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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