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비 오는 날을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더운 날씨에 습기까지 더해지면, 괜히 짜증이 올라오고

옷은 젖고 손은 바쁘고, 마음도 산만해지곤 하죠.

얼마 전에도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소나기에 준비도 못 한 채 비를 맞았는데요.

그 순간엔 짜증이 몰려오더라고요.

괜히 누군가에게 툴툴대고 싶고, 말 한 마디에도 예민해지고요.

그런데 문득   『스토아적으로 살아갑니다』  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의 힘이 닿지 않는 것에 감정을 쏟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스토아 철학자들은 외부 환경보다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더 집중했습니다.

비가 오는 건 내가 어쩔 수 없지만

그 비 앞에서 짜증을 낼지, 미소 지을지는

내 선택이라는 것이죠.

“비는 내가 짜증 낼 만한 이유가 아니다.”

비는 그저 오는 것이고, 그건 내 통제 밖에 있다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짜증을 내는 대신

그저 우산을 꺼내 쓰면 되는 일이니까요.

수험생활도 그렇지 않나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공부

생각보다 낮게 나온 점수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오는 조급함..

그 모든 건 마치 장마처럼

예고 없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오곤 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상황 앞에서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

라는 물음입니다.

비를 탓하며 하루를 망칠 수도 있고

비에 젖은 나뭇잎을 보며 마음을 식힐 수도 있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하루가 흐트러졌다면

그건 내일을 다시 정비할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그저 한 번의 흔들림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가끔 선배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기도 합니다.

“얼마를 줘도 수험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다시 살아갈 순 없다고 말이죠.

그런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시 그 시간에 발을 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때의 아쉬움과 후회가 지금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거든요.

어쩌면 누구나 후회는 남는 법입니다.

아무리 치열했어도 결과가 완벽할 순 없고

노력한 만큼의 성취가 항상 따라오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의 저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매일 새벽까지 자습실에서 추가로 공부를 했고

누구보다 진심으로 공부에 몰두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수험생활을 ‘고통’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프레임이 우리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몰아붙이게 만들진 않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선택은, 결국 나에게 있습니다.

이 장마철, 여러분의 하루가

흐리고 축축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깊고 잔잔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수험생 라디오, 류성준입니다.

이번 회차, 김** 학생의 고민입니다.

“미적분을 공부하다가 벽을 느껴서 확통런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인데 

지금 시기에 바꿔도 안 늦었겠죠?”

요즘 수험생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면

사탐런, 확통런이라는 단어가

마치 유행어처럼 자주 오르내립니다.

‘런(run)’이라는 단어 안엔

단순한 ‘선택’ 이상의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벗어나고 싶은 감정, 도망치고 싶은 충동

또 동시에 손해는 보기 싫다는 하나의 고민.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늘 조금의 두려움과 책임을 동반하죠.

여기서 꼭 짚고 싶은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선택의 출발점이 '도전'인지, ‘회피’인지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는 점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접근동기와 회피동기로 설명합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게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걸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것인지.

예를 들어 확통이란 과목이 정말 잘맞거나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실적인 이유로 확통 과목으로 바꾼 것이라면

그래서 자발적으로 바꾸고 싶은 거라면

그건 접근 동기에 해당돼요.

이런 선택은 이후 학습 유지력도 높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도 꽤 큽니다.

반대로

단순히 미적분이 힘들고 무섭기 때문에

도망치는 심정으로 과목을 바꾸려는 거라면

그건 회피 동기에서 비롯된 선택일 수 있어요.

회피 동기에서 비롯된 선택은

처음엔 마음이 편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취감이 낮고

다시 비슷한 장벽을 만났을 때 쉽게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가 이걸 왜 하려고 하지?’

그 질문을 정직하게 스스로에게 던지는 거예요.

이런 고민은 문학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주제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을 떠올려볼게요.

주인공 싱클레어는

빛의 세계 속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던 소년이었죠.

그러나 점점 자기 안에 존재하는 그림자와 충돌하게 됩니다.

세상이 정해준 길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내면과 고통, 진실을 마주하는 여정을 시작하죠.

그 여정 속에서 그는 알게 됩니다.

고통을 피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고 통과하는 것이

진짜 성장이자 해방이라는 걸요.

데미안은 이렇게 말합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김** 학생이 마주한 ‘미적분의 벽’도

어쩌면 하나의 알일지 몰라요.

그 벽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통과함으로써 나를 새롭게 재정의하는 하나의 관문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가 꼭 한 번 다뤄야 할 이야기,

바로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입니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은

사람들의 성취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꼽았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실패나 부족함을 ‘고정된 나의 한계’가 아니라

‘발전 가능한 가능성’으로 보는 태도를 말해요.

예를 들어

“나는 미적분을 못해.” 는 고정 마인드셋이에요.

하지만

“나는 아직 미적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어.

좀 더 시간을 들이고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 나아질 수 있어.”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건 성장 마인드셋이죠.

다만 여기서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건

이런 태도가 단순히 ‘낙천적’인 마음가짐을 말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잘 될 거야’라고 마음으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품는 것.

그게 진짜 성장 마인드셋입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닙니다.

기꺼이 실패하고

그 실패를 관찰하고

그걸 자양분 삼아 다시 도전하려는 태도죠.

한 문제를 계속 틀린다는 건

‘난 안 되는 사람’이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 아직 훈련이 덜 되었구나’라는 신호.

그 신호를 듣고 다시 훈련하고

다시 시도하고

결국은 숙달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학습에 대한 자신감도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단지 수능에서의 점수 향상을 넘어서

삶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와 태도까지 바꿔놓습니다.

못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유혹은 항상 존재해요.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우리는 결국

모든 걸 언제까지고 피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것도

어느 순간엔 깨닫게 되죠.

수능 공부라는 게

단순히 문제를 푸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 나 자신을 다루느냐’의 훈련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숙해집니다.

점수가 오르지 않아도

마음이 답답해도

그래도 자기 자리에서 고민하고 선택하며

끝까지 버티는 태도 속에서

성장이라는 한 단어가 천천히 완성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수험생활이

단순한 시험 준비를 넘어

저에게는, 인생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봤을 때

확통으로 과목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어요.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바꿔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선택이 ‘누군가가 하라고 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한 선택이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야 후회가 적고

공부가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어요.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신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 시작점은 참 좋은 겁니다.

단지

도망치는 선택이 아닌

스스로 탐색한 선택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이기를 바랍니다.

조금 힘들고 불확실한 시간을 지나고 있겠지만

그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지금의 방황과 충돌이

훗날 여러분을 단단하게 만들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지금을 돌아볼 때

그 과목 앞에서 고민하던 시간조차

참 귀하고 빛났던 시간으로 기억될 거예요.

오늘도 자기만의 고민 속에서

한 뼘 더 자라나고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다음 회차에서 또 만나요.

지난주에는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너무 열심히 달린 탓에, 그리고 이사 일정까지 겹치면서 정신없이 흘러간 일주일이었어요.

수험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늘보다 땅을 더 많이 바라보며 지내게 되죠.

하지만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고개를 들어 본 하늘이 참 예뻤습니다.

잠시라도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숙학원에 있는 친구들은 어렵겠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잠시 숨 고르기 

어떠세요?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 하늘처럼 마음도 조금 흐려질 수 있겠죠.

하지만 뜨거웠던 열기를 식히고, 스스로를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가 오면 잠깐은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의 쉼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대학교도 어느덧 한 학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기대했던 대학생활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나름의 즐거움과 배움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른 대학생활을 시작해서, 그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자면, 단연 이 ‘목달장 칼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꾸준히 차근차근, 정성껏 나눠보겠습니다.

방금 유준헌 멘토님과 점심을 함께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 글을 쓰고 있어요.

준헌 멘토님의 REPLAY 글도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글들이 참 많거든요!

이사 일정 때문에 택배 배송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ㅠㅠ

기다려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빠르게 보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칼럼은 이 언박싱 칼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우산을 펼 수 없는 날에도 마음만은 젖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쓰는 글들에서 느껴지는 교훈이 반복된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도 그 ‘반복’ 속에 수험생활의 본질이 담겨 있어서일 거예요.

말로는 다 전할 수 없는 지혜들을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느끼게 된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단순히 낙천적인 태도만으로는 이 시기를 완전히 견디기 어려울지도 몰라요.

그러나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다시 시작하느냐’는 태도는

지식을 넘어 마음까지 성숙하게 만들어줍니다.

수험생활도 결국은 인생의 한 장면이니까요.

그리고, 조금은 편파적인 응원이지만!!! 

미적분과 과탐을 선택한 친구들은, 특히! 더 응원하고 싶어요.

쉽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만큼 그 무게가 언젠가 자랑이 될 거예요.

피하고 싶은 과목이라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면

차라리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좋은 때일지도 모릅니다.

못하는 걸 피하려 하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들여다보려는 그 태도에서

진짜 용기가 시작되는 것 같거든요.

이전 라디오 추천과 댓글 많이 달아주셨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에요...

매번 감동적인 내용만 쓸 수는 없겠지만

지칠 때마다 힘이 될 수 있는 글을 앞으로도 계속 쓰도록 노력할게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헤헤

이번주의 명언입니다.

Success is not final, failure is not fatal

It is the courage to continue that counts.

– Winston Churchill

이 명언은, 제가 플래너 앞에 적어놓고 늘 마음에 새기던 명언입니다.

성공은 끝이 아니고 실패는 치명적인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계속 나아가려는 용기예요.

우리 삶은 시험의 결과표처럼 단 한 줄로 요약되지 않죠.

잠깐의 성공에 머무르지도, 작은 실패에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공부든 인생이든

진짜 의미 있는 변화는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순간에 찾아옵니다.

오늘 하루도

작은 두려움보다는 큰 용기를 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추천곡은 백예린  의 ‘BLUE’  입니다.

“왜 요즘은 노래 추천 안 해주시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추가하기로...

이 노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 백예린의 곡이기도 하고요

발매 당시부터 쭉 들어온 노래예요.

오랜 팬이랍니다

무엇보다 가사가 어떤 노래보다도 참 따뜻해서

수험생활을 하며 자주 듣게 되었던 것 같아요~

(기숙학원에서 어떻게 들었는지는 묻지 마세요…….)

그래서 추천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끔

사람의 분위기는 자주 듣는 노래를 닮아간다는 생각을 해요.

저도 예전엔 좀 냉소적인 면이 있었는데

잔잔하고 감성적인 노래들을 오래 듣다 보니

어느새 말투도 생각도, 감정도 조금씩 변하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번 주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다음 방송에서 또 만나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과 추천은 라디오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의 고민이나 사연도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