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세훈 멘토입니다. 저번에 올린 칼럼 댓글을 보다가, 수험생 분들이 주로 생기부의 방향성이나, 세특을 이렇게 써도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 칼럼에서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오해, 그리고 올바른 학생부 종합 전형 대비법은 무엇인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현역과 반수 때 총 18장(과기원 포함) 수시 원서 중 18장이 전부 학생부 종합 전형이었기 때문에, 수험생분들이 가지고 계시는 궁금증들을 저도 한번씩 모두 해보았고, 이번 글을 통해서 제 경험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내신, 생기부, 수능 최저 등을 말 그대로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으로 비교적 다른 전형에 비해서 지원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경쟁률이 논술 전형 다음으로 높은 전형입니다. 또한 입학 사정관의 평가가 주가 되는 전형인 만큼 속칭 '깜깜이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부나 내신 등을 치밀하게 관리하면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전형인 만큼 수험생분들에게는 수시 원서 지원 카드 중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부터는 학생부 종합 전형의 대표적인 오해와, 많이 궁금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제가 고3, 그리고 반수할 때 찾아봤던 내용들은 정리해두었습니다.

1> 계열 적합성 VS 전공 적합성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전공 적합성”이었습니다. 때문에 자사고나 특목고, 일반고를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은 세특이나 생기부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과와 엮은 발표, 보고서 등을 잔뜩 집어넣었습니다. 예를 들면 건축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은 건축으로 보는 세계사 보고서, 구조역학과 관련 지은 물리학2 과목에서의 발표 등등 이런 식으로 모든 과목, 심지어 봉사 활동까지도 자기가 지원하고자 하는 과와 엮어서 생기부를 설계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성균관대학교, 서강대학교, 아예 계열적합형이라는 전형을 만든 고려대학교까지 상당수 상위권 학교들은 전공 적합성보다 계열 적합성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습니다. 밑에는 뉴스에서 발췌한 학생부 종합 전형을 담당하는 입학 사정관 분들의 말씀입니다.

서울대 “서류평가에서 전공 적합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으며,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중요하게 평가.”

서강대 “전공적합성에 매몰된 평가를 하고 있지 않음.”

성균관대 “전공적합성과 계열적합성을 최소화하여 평가. 두 가지 크게 중요하지 않음.”

즉, 전 고1 때부터 특정 학과와 관련지어서 세특마다 그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적어 놓는 것보다는, 학업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또다른 기회로 생기부와 세특을 활용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들 들어서 기계공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공학”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하여 내가 실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을 생기부에 녹여 보고, 단순히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구조역학, 전자공학 등 다양한 학문에도 열린 자세를 갖는 태도가 드러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이제 자소서가 폐지되었으니, 자소서 쓸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4년제 종합대학에서는 2024 대입부터 자기소개서 항목이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과학기술원 등의 특수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과학기술원은 수시 원서 6장 제한에 들어가지 않는 만큼, 이과생들에게 있어선 수시 원서를 더 추가할 수 있는 일종의 ‘와일드 카드’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때 과학기술원 지원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소개서가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막상 마음을 먹고 쓰려고 하면 소재도 생각나지 않고, 선생님들의 지도가 일정 부분 필요한 만큼 수시 원서철이 가까워져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면 기대한 만큼의 완성도가 안 나올 수도 있으므로 고3 초부터 미리미리 구상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낮은 내신을 생기부와 특색 있는 활동으로 뒤집을 수 있다?

보통의 경우 “대학어디가”에 등록된 학생부 종합 전형의 내신 커트라인은 학생부 교과 전형의 커트 라인보다 낮습니다. 예를 들어서 서강대학교의 학생부 교과 전형 내신 70% 커트라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과들이 1.4~1.8로 높은 내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학생부 종합 전형은 70% 커트라인 기준 2.xx ~ 4.xx 내신대로 교과 전형과 비교해서 상당히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부 종합 전형 = “내신 낮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곳”이란 인식이 형성되기 쉬운데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교과 전형에 비해서 학생부 종합 전형의 내신대가 비교적 낮은 것은 맞으나, 낮은 내신대로 합격한 학생들은 보통의 학교가 아닌 전국 단위 자사고, 특목고(과고, 영재고, 국제고 등등)일 확률이 높습니다. 즉 만약에 일반고의 낮은 내신대가 이러한 전형에 지원한다면, 특목고나 자사고에서 온 낮은 내신대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본적으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낮은 내신을 생기부와 특색 있는 활동으로 뒤집을 수 있는 전형이 아니라, 내신, 생기부, 면접, 다양한 활동들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도전해야 하는 전형입니다.

4> 생기부에 쓰인 진로가 중간에 바뀌면 불이익이 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최근 자유전공학부 확대 등의 물결에 힘입어 특정 전공에 치우친 공부보다는 학업 역량을 중요시하는 측면이 강해졌습니다. 즉 입학사정관들도 아직 고등학생 단계에서는 얼마든지 자기 진로가 바뀔 수도 있으며, 그걸 충분히 인지하고 계시기 때문에, 만약 생기부에 쓰인 자신의 진로가 중간에 바뀌었다는 것 자체로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겉핥기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어떤 진로를 설정하든 그에 걸맞는 심화 탐구 역량을 보여 줘야 그 생기부가 진정성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고1 초부터 전자공학과를 지망하는 학생 A, 그리고 고2 말에 물리학과에서 전자공학과로 급하게 진로를 바꾼 학생 B가 있다고 하면, 보통의 경우엔 학종에서 학생 A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학생 B는 고2 때 물리학과와 연관 지어서, 사이클로이드와 직선 중에서 최단강하곡선이 무엇인지 직접 실험적, 이론적으로 증명하고 이를 생기부에 적었고, 이와 반대로 학생 A는 학생 B에 필적할만한 생기부의 내용이 없다면 당연하게 물리학과와 관련된 활동이더라도 학생 B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5> 학생부 종합 전형은 자사고나 특목고만의 전유물이다?

흔히 학생부 종합 전형은 자사고나 특목고만의 리그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과목이나 생기부 수준, 그리고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등으로 인해서 블라인드 제도가 시행됨에도 명백하게 일반고와 특목고 간에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2024 대입 기준 학생부 종합 전형 최종 등록자의 47.1%가 일반고 출신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학종에서 일반고 수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특히 수능 최저가 있는 고려대학교 학업우수형 등의 전형은 전형 특성상 과고에서 주로 지원하지 않는 등 학생부 종합 전형 안에서도 자사고&특목고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전형과, 일반고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전형으로 나뉩니다. 즉 일반고 안에서도 생기부나, 세특 등 비교과 활동들을 잘 챙긴다면 자사고&특목고와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타 일반고 수험생들과의 경쟁에선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학생부 교과 전형 대비 학생부 종합 전형은 수능 최저, 내신 커트라인이 낮은 만큼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를 지닙니다.

추가>> 건축 계열(건축, 도시, 토목 등) 지망 학생들을 위한 학생부 종합 전형 준비법

아무래도 제가 2년간 건축 계열로 학종 전형을 준비했다 보니 이렇게 따로 분리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건축 계열은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명목상 공학 계열로 분리되지만, 배우는 내용이나 커리큘럼이나 여타 다른 공과대학과는 많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2024 서울대학교 고교 권장과목 표를 참조하면, 건축학과의 경우엔 핵심 권장 과목이 지정되어 있지 않고, 건설환경공학부에선 핵심 권장 과목이 미적분과 기하입니다. 즉 물리학2, 기하까지 핵심 권장 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는 여타 다른 공과대학에 비해서 공학 역량을 ‘상대적’으로 약하게 평가한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건축 계열은 다른 공학 계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인문학적 역량을 더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건축학과, 도시공학과는 사람이 사는 집을 디자인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설계가 힘든 경우가 많기에, 인문학적 역량을 생기부에 어느 정도 드러내는 것이 필수입니다. 즉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 이것을 생기부에 드러내기 위해선 독서가 될 수도 있고, 토론이 될 수도 있겠지만 꾸준하게 공학적 학업 역량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역량을 보여 주는 생기부를 디자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제 아래에서부터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시는 수험생들이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포인트들을 정리해두었으니 학생부 종합 전형 전략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1) 대학 수시 모집요강 참조

해마다 5월 말 정도가 되면 각 대학들에서는 대학별 인재상, 수능 최저, 모집 인원 등 수시 지원에서 필요한 모집 요강을 발표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 지원 시 참고할 사항이 모집요강에 들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여기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담임 선생님의 지도만으로 대입을 치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의 의견 또한 중요하지만, 수시 지원 전, 혹은 고1, 고2 때 미리미리 먼저 스스로 자기가 지원할 대학의 모집 요강을 살펴보면서 내가 이 대학에서 지정한 권장 과목을 수강하였는지, 전공적합성을 얼마나 보는지, 모집 인원은 얼마인지 등 미리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3 수험생의 경우 기말고사가 끝나고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모집요강을 정독하면서 엑셀 파일에 수능최저/모집인원/작년 경쟁률/추합 인원수/권장과목/발표날짜 등 중요한 정보를 1지망부터 6지망 정도가지 미리미리 정리해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대입 면접 준비는 되도록이면 수능 전부터 계획을 세워서 차근차근

대입 면접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대학교들은 수능 후 면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능이 끝나면 긴장감이 풀리고, 면접 대비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다반사인 만큼, 준비해야 할 면접이 많은 경우, 수능을 보기 전부터 수능 공부와 적절한 비율을 분배하여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기부 면접의 경우 고3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생기부 정독을 몇 번하고 예상 질문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제시문 면접의 경우 미리 3개년치 기출 문제를 다운받아 어느 정도 감을 익혀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시문 면접에 대한 대비법과 자세한 설명은 여름방학 시즌이 되면 다시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에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해서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편하게 질문주시고, 혹시 수시 관련해서 개인적인 질문, 재질문 같이 오래 상담이 필요한 부분들은 큐브(qube) 1대1 질문으로 주셔도 됩니다! 특히 고려대학교 학업우수전형 수능최저 전략, 계열적합전형 면접, 과학기술원 자소서 작성법, 건축 계열에 대한 궁금증 등 제가 답변드릴 수 있는 한에선 최대한 답변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