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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를 결심한 이들에게

이름 : 이유호  스크랩
등록일 :
2023-11-30 13:46:33
|
조회 :
8,178
265입니다.

수능이 끝난지도 어느덧 2주 가까이 흘렀네요. 
어느정도는 마음정리도 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우선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그 날을 위해 짧게는 1년, 길게 보자면 지금까지의 인생 전부에 걸친 당신의 노고를 위로합니다.

최선을 다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을 것 같습니다.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어쩌다보니 수험생으로 피투된 당신은
도망치고 싶었을 때도 많았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야 하기에
오히려 당신 스스로를 밀어붙였을 것입니다.

'수능이 나의 전부이고  수능을 망친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이런식으로 스스로를 동기부여 해왔을지도 모릅니다.

비장한 마음의 노력의 끝에 실패가 붙는다면 분노가 뒤따를것이라 생각했건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오히려 허무함과 억울함이 뒤따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 누구보다도 제가 그랬으니까요.

내년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압박 속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푹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에 발을 들인 지난 1년동안은 양적인 노력을 통해 유의미한 성장이 가능했을테지만
그 이후에는 질적으로 성장해야만 함을 잘 알고계실 겁니다.

빨리 해내야한다는 압박 속 조급한 마음 하, 깊은 탐구를 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벼락치기를 해 보신 분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무의미한 도파민의 향락 속에서 과거를 암전시키고 회피하는 방식으로 쉬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금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세우기 보다는 과거를 마주하여 성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의 노력이 무의미했다는 것을 인정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사회의 기저의 반례가 스스로임을 잘 알면서도
이로부터 벗어남으로 인해 얻게될 미래의 불확실성에 스스로를 던지기란 정말 두렵다는 것을 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배제한다면 과거를 답습할지도 모릅니다.
(재수 성공률이 10%라는 말이 왜 나온지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나의 노력이 무의미했다는 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해보시길 바랍니다.
n수 생활의 길라잡이를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12월 칼럼에서는 조금 더 실용적인 내용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거나 다뤄봤으면 좋겠을만한 주제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지금의 휴식이 과거와의 불연속 상에서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기 보다는
미덕적 가치를 배제한 채 연속선 상에서의 성숙함의 시간이길 바랍니다.
  • 이유호
멘토

서울대

이유호 멘토

  • ○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23학번
  • ○ 자연계열 / 정시전형
  • ○ 제19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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