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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부, 가이드라인 및 작성법

이름 : 박영제  스크랩
등록일 :
2023-07-10 22:27:59
|
조회 :
19,371

안녕하세요, 제 19기 목표달성장학생 박영제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날이 갑작스레 부쩍 더워졌는데요.

여러분들께서 더운 날씨 때문에 지치진 않으셨는지, 건강 관리는 잘하고 계신지 염려가 됩니다.

  

작년 이맘때의 저는, 기말고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생기부 구성에 몰두해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생기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었는데요.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께선 작년의 제가 했던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실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활기록부, 생기부 작성에 대한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대학 입학을 위해 3년간 노력해온 과정에서 얻어낸 소소한 팁들을 저의 경험과 결부시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보통 많은 분들께서 저처럼 지방 일반고에서 수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려면

내신 성적이 굉장히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 3학년 1학기까지의 전 과목 내신은 정확히 1.99였습니다.

2점대에 가까운 성적으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인데요.

높지 않은 내신 성적으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생기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가 생기부의 영향력이 컸다고 말씀드리면

몇몇 분들께선 제가 3년 내내 같은 학과를 바라보며

연속적이고 심층적인 탐구를 진행하여 교과서적인 생기부를 구성했을 거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3에 들어서 진로와 희망 학과를 변경했습니다.

줄곧 경영학과 진학을 꿈꾸다가. 고3이 되어서야 정치외교학부 진학을 꿈꾸게 된 것인데요.

모든 사람들이 특히 학종에서는 하지 말라는 학과 변경을, 고3이 되어서야 시도한 것입니다.

 

조금은 특별한 제 사례를 통해, 저는 여러분들에게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학기에 열심히 해봤자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마지막 학기에 들인 노력이 여러분의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지 말고

수시 원서를 넣을 때까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봅시다.

 

 

※ 제가 입시 전문가가 아닌 만큼,

말씀드리는 내용은 가볍게 참고용으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나만의 이야기를 작성해보자

 

잠시 여담을 드리자면,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의 공식 학생 홍보대사 샤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홍보대사로서 매주 많은 초, 중, 고등학생들을 만나 뵙고 학교를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매 홍보 과정의 마지막 시간에는 Q&A 시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때 몇몇 고등학생 분들께선 생기부 작성에 관한 질문을 주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본인만의 이야기’를 작성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는 수행평가 관련 탐구를 진행하거나 세특에 들어갈 기초 자료를 작성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창에 ‘○○학과 탐구 주제’를 검색해서 자료를 찾아보시곤 합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대부분의 과목에서 그런 식으로 탐구를 진행했었는데요.

그러다 3학년이 되어 제 2년간의 생기부를 읽어보니,

저와 같은 학과를 지망하는 친구와 제 생기부가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생기부에 친구의 이름을 적어놓아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저만의 특색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쉽게 찾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탐구 주제는

남들에게도 그러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입학 사정관께서 읽어보시는 수많은 생기부들 사이에서 여러분의 것이 돋보이기 위해선,

본인만의 개성이 드러나야 합니다.

 

 

2. 연결고리를 찾아내자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본인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을까요.

본인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활동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연결고리를 잘 찾는다면, 소위 좋은 생기부라고 하는 ‘스토리가 있는 생기부’를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연결고리를 찾아내기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질 것입니다.

부드러운 연결을 위해 3년 간의 청사진을 그려놓고

1학년 때부터 생기부를 구성하지 않는 이상 연결고리를 찾긴 무리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요.

근데 미리 청사진을 그려놓지 않았더라도 본인의 목표, 신념, 가치관을 곰곰이 떠올려보면

본인의 생기부에 숨어있는 연결고리를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만약 고1 때부터 목표하는 직업, 목표 학과가 고정되었다면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용이합니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훨씬 깊어진 고민의 흔적을 드러낸다면,

적절한 연결고리를 지닌 생기부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목표 학과가 바뀌었더라도, 연결고리는 충분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학과가 바뀌는 과정에서 여러분의 판단에 영향을 주었던 요소, 가치관을 떠올려보세요.

 

저는 1학년 생기부에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이 되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행동에 대해 알아보는 등 경영학과에 진학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었습니다.

이후 2학년 때는 경영인으로서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환경’과 같은 공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목표를 생기부에 담았습니다.

 

1,2학년 때의 생기부 내용은 단순하게 제가 하고 싶은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3학년이 되어 천천히 지난 2년을 돌아보니

제 일련의 활동들이 ‘공익’이라는 저의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만의 연결고리는 '공익 실현'이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희망 학과가 바뀌더라도 변함 없는 가치관을 통해

'공익 실현'이라는 저만의 목표를 위한 3년간의 노력을 생기부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행동을 통해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를 희망했지만 끝나지 않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꿈에 대해 재고했습니다. 이윤이 급감한 기업은 사회적 활동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점에서 발 빠르고 안정된 경제정책이 수반되어야 기업을 통한 경제적 선순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했고, 학급활동에서 '사적 자유와 공적 안녕 사이의 균형'이라는 칼럼을 작성하며 논의를 확장시켰습니다. 시장경제에서의 최소한의 보호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고,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정책과 도움이 필요할 때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자소서 첫 문단에 담은 내용입니다.

확실한 연결고리를 찾으니까, 아무리 진로가 바뀌더라도

제가 해온 활동들을 개연성 있게 연결시킬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진로가 바뀌고 꿈이 바뀌는 것은 당연합니다.

대학에서도 청소년들의 잦은 진로 변경을 충분히 인지하고, 또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어쩌면 당연하게도 모든 활동 하나하나를 같은 진로로, 큰 연결고리로 묶어내긴 거의 불가능합니다.

꼭 그래야만 좋은 생기부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단지, 본인의 일관적인 생각이나 가치관을 생기부에 자연스레 녹일 수만 있다면

아무리 진로가 바뀌더라도 설득력 있는 활동 내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3-1. 세특을 써보아요

 

어느 정도 본인만의 연결고리를 구상했다면,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세특이 작성되어야 합니다.

세특에서는 1500 byte 내에서 여러분들의 활동을 담아내야 하는데요.

‘동기 → 활동 → 결과’의 구조에 맞추어 작성한다면, 더욱 설득력 있는 세특이 될 것입니다.

 

가장 먼저 ‘동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당 활동을 왜 했는지 서술하는 것은 생기부 전반의 개연성, 연결고리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로 ‘활동’에 대해 서술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겠죠.

만약 어떠한 개념이나 현상에 대해 의문을 느꼈다면 그 의문은 동기 부분에,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탐구한 내용은 활동 부분에 서술하는 것도 하나의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활동 과정에서는 단순한 개념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본인만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내용을 서술함으로써 탐구력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결과’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언가를 했다면 당연히 얻은 것이 있어야겠죠.

결과에는 느낀 점을 서술할 수도 있고, 활동을 통해 만들어낸 가시적인 결과물에 대해 서술할 수도 있습니다.

 

 

방금 제가 말씀드린 구조에 대해 여러분께서 잘 체감하실 수 있도록

저의 세특 일부를 참고 자료로 준비했습니다.

똑같이 작성하기보단, 구조를 익혀서 여러분의 것에 직접 적용해보시기 바랍니다.

 

「'광장(최인훈)’을 읽던 중 실패했다고 믿고 있었던 사회주의 체제에 작품 속 시민들이 이끌리는 현상에 호기심을 갖게 됨. 이에 수업에서 배웠던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행위는 옳고, 그 반대는 그르다’라는 공리주의 차원의 이론에서 '오늘날의 사회주의'에 대한 탐구를 진행함. 탐구 과정에서 유럽 젊은이들의 극보수화, 영국의 브렉시트, 중남미 핑크타이드 현상 등의 이슈들을 제시하며 국제질서 속 불확실성의 문제와 난민 등 인권정책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젊은이들에게 사회주의를 매료시키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주장함. 사회적 혼란 속에서 소속감을 잃고 방황하여 혐오의 대상을 찾으려는 사람들을 ‘전체주의의 기원2’에서 한나아렌트가 명명한 '폭민'에 비유하며 폭민들에게 소속감을 부여시켜 세뇌가 가능했던 나치즘에서의 아이히만 '프로파간다'가 현재도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밝힘. ‘네오토탈리즘’을 경계하기 위해선 한나아렌트가 강조하는 '타자 중심적 윤리'와 문화다양성에 대한 시민교육과 근본적 경제안정을 강조함. 사회 문제를 지나치지 않고, 책에서 답을 찾으려 독서에 매진하는 모습이 눈에 띔. 특히 ‘공익’을 위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에 대해 깊이있는 성찰을 진행함.」

 

동시에 한 가지 더 추천드리는 것은 세특에 도서를 녹여내는 것입니다.

2024학년도부터는 독서 상황도 생기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저처럼 동기나 활동 과정에서 책을 활용하시는 것도 탐구력을 드러내는 데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3-2. 큰 그림을 그려보아요

 

앞서 제가 연결고리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통해 생기부의 큰 뼈대를 잡는다면,

이어 말씀드릴 세특 간의 연계를 통해 좀 더 확실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제 자소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생기부의 전체적인 내용을 다 보여드릴 순 없어서, 자소서로 대체하여 설명을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미디어매체를 통해 전쟁으로 인해 국제식량난이 심화되는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량난은 특히 식량자급률이 저조한 아프리카의 국가에 치명적이라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으로 아프리카의 가나를 지원하는 식량 ODA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처음엔 자금 지원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했으나,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를 읽고 자금 지원으로 인해 수여국에서의 혼란이 발생할 위험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자금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부작용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단계적 기술 지원의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때 원조는 공여국만이 아닌 수여국의 상황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내외부 환경 분석을 거쳐 국토 대부분이 삼림 언덕지대라는 가나의 바탕으로 스마트팜 플랜트 지원을 활용한 방안을 고안했습니다. 더불어 스마트팜에 우리 종자를 활용하여 한국 농민과 상생하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함을 강조하며 '원조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을 구체화시켰습니다. 하지만 활동은 공여국의 비도덕적 행위가 아닌 수여국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원조의 맹점을 직면했을 때 어떻게 행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학년 경제 교과에서 배운 게임이론을 활용하여 수여국의 '사마리아인의 딜레마' 가능성을 분석했습니다. 공여국과 수여국의 내시균형 차이로 인해 양국이 동등하지 않은 상태에 있음을 확인했고, 서로의 신뢰를 위해 타당한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이에 정치와법에서 배운 자유주의 레짐이론적 관점을 활용하여, '국제레짐'이 적절한 방안이 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신뢰는 유지하기 힘든 가치지만, 레짐 내 제 3국과의 관계 속에서 이행 여부의 따라 자국의 이익 또는 손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상호주의의 원칙'을 참여국들에게 주지시켜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신뢰가 불러오는 국제 관계의 안녕은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고, 원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심과 신뢰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었습니다.

자소서에 줄글로 적혀있는 ‘동기 → 활동 → 결과’의 과정이 모두 세특에 녹아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소서의 바탕이 되었던 세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학년

경제 – 게임이론에 대한 심층 탐구

정치와법 – 자유주의 레짐이론에 대한 탐구 및 토론

 

3학년

사회문제탐구 – 세계적 문제 해결 위한 식량 ODA 프로젝트 직접 기획

경제수학 – 사회문제탐구에서 기획했던 식량 ODA 프로젝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원조 수여국의 사마리아인의 딜레마 가능성 분석

자소서에 적혀있듯, 2학년 때 경제와 정치와법 교과 세특 내용은

3학년 교과 세특의 동기나 활동 내용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또, 3학년 교과 내에서도 과목 간 (사회문제탐구와 경제수학 간)의 연계를 통해

활동의 연속성을 드러내려 노력했습니다.

세특을 작성할 때 당연히 모든 것을 연결지을 필요는 없지만,

활용할 요소들이 있다면 학년 간 세특 또는 학년 내의 세특에서

연속적인 탐구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연결고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진로와 희망 학과가 바뀌더라도, 본인의 근본적인 관심 분야와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 한

충분히 좋은 생기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은 나머지

글을 쓰면서 적고 싶은 내용이 계속 떠오르는 바람에 장문이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 소소한 팁들이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

 

댓글로 질문이나 하고 싶은 말 편하게 많이 남겨주세요.

열심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더운 요즘,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계신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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