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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영상/칼럼(QCC)
[학습법] 어려운 문학에 대처하는 방법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이재엽 마스터
- 등록일 :
- 2023.09.24 |
- 조회 :
- 35,650
안녕하세요.
이번 9평의 경우 문학이 확실히 어려웠습니다. 9평 이후 1:1 질문 70% 가까이가 문학에 대한 질문이 온 만큼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학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문학에 대한 대비가 아직 안 된 것 같습니다. 문학의 경우 기존에는 전체 지문에서 40~50% 정도만 읽어내도 정답을 맞출 수 있었거든요. 실제 수능에서 5개년 간 오답률 top10을 보면 문학은 단 한 문항만 수록될 정도로 문학은 매우 쉽게 출제됐습니다.
반면에, 이번에 9평에는 문학이 오답률 top10에 4문항이나 수록되었고, 독서가 실질적인 난이도가 평소보다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독서 마지막 지문만 오답률이 높은 것을 보면 문학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전체적인 시간 분배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겠지요.
어려운 문학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학개념어, ebs 연계 보다는 실질적인 문학 감상 능력 자체를 길러야만 합니다. 어차피 문학 선지들도 감상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구성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려운 문학에 대처하는 본질적 자세]에 대한 칼럼을 작성해보겠습니다.
[1] 정확하게 표면적인 사실관계만 파악한다.
수능 문학 특성상 해석을 물어볼 수는 없습니다. 문학 구절에 대해서는 해석은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객관식 시험인 수능에서는 해석을 물어보지 못합니다. 각 문학 구절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론이 존재하더라도, 다른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면 일반적 해석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틀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수능에서는 학생들의 문학 구절을 읽고 학생들의 주관적인 감상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해석을 물어보더라도 [보기]를 통해 제한적 감상만을 물어보니, 즉 문학 지문을 감상할 때에는 해석과 같은 주관적 견해를 포함하지 않고, 객관적 사실관계만을 정확하게 읽어내야만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표면적인 사실관계]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제 1순위입니다.
문학에서 틀리는 이유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했거나, 선지 판단을 할 때 주관적 견해가 들어가서 느낌으로 풀기 때문입니다.
이번 21번 오답률 56.9% 정답 선지입니다.
-> 이번 숙영낭자전을 읽어보면 숙영 부부가 승천에 망설이는 부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것은 표면적인 사실관계 파악이 안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관계 파악에 실패하여 답이 안 보이니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서 '아 이건 망설이는 부분 아니야?'라고 주관적 견해로 감상하기 시작하고, 4번 선지인 '인간 세상의 구조적 문제? 워딩이 이상한데' 등 주관적인 느낌으로 선택지를 골라 의문사를 당합니다.
독서와 마찬가지로 문학도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1순위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9평도 마찬가지로 평가원 문학은 내용일치에서 대부분 정오가 갈리기 때문에, 정확하게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해보세요!
[2] 작품 내용은 이미지를 그리고, 인물에는 공감하여 기억한다.
정확하게 내용 파악을 했다면, 이후에는 머릿속에 남기는 것은 이미지를 그리고, 인물에 내면심리에 공감하여 지문 내용을 머릿속에 남기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번 칼럼에서 작성했듯 독서에서 지문 내용을 머릿속에 남기는 법은 납득입니다. 지문의 내용이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지문의 내용이 담깁니다. 그런데 문학은 이해하고 납득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 문학 내용은 머릿속에 어떻게 남길 수 있을까요? 내용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습니다. 그런데 그냥 내용만 여러 번 읽으면서 암기할려고 하고, 정보로 처리만 하고, 배경, 정서, 태도 등을 체크만 하고 문제를 풀려가기 떄문에 세부정보가 머릿속에 남지 않는 것입니다.
이 칼럼을 읽는 학생들은 이미 2시간 짜리 영화의 내용을 기억할 정도로 똑똑합니다. 2시간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를 볼 떄, 세부 내용을 기억할려는 목적을 가진 채 영화를 감상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보고 즐길려고 감상하지요. 하지만 영화 감상이 끝나고 친구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작품 초반부에 나온 세부 내용들도 '아 그렇지' 하면서 기억이 납니다. 반면에, 달랑 1p 소설은 1분 전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일치 문항을 풀 떄 세부 정보가 기억나지 않아서 틀립니다. 우리는 2시간 짜리 영화의 내용도 기억하는데, 왜 1분 전에 본 한 페이지 소설은 기억하지 못 할까요?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경우 한 화면에 인물도, 배경도, 사건도 모두 이미지로 제시됩니다. 모든 것이 화면을 통해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으니 머리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감상하면 됩니다. 반면에 수능 문학은 이 모든 요소들이 텍스트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 텍스트를 머릿속으로 이미지화 시키는 것이 문학의 본질적 감상입니다. 그리고 평가원은 독서에서 이해했는지에 대해 선택지를 구체화하는 것처럼 문학에서는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했는지에 대해 선택지를 구체화 합니다.
[2024 9평 성산별곡]
비연계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감상해보겠습니다
연계 작품이라서 대부분 현대어 해석을 알테지만, 비연계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소선, 추칠월, 적선, 만수천림] 등을 어휘를 몰랐다고 생각하고 해석해보겠습니다.
[누군가는 추칠월 좋다하는데, 팔월십오야를 모두 어찌 칭찬하는가] = 화자는 모두가 칭찬하는 팔월십오야를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팔월에 아는 절기는 팔월대보름 하나이지요. 팔월십오야를 몰랐더라도 그냥 유연하게 해석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틀려도 상관없습니다. 팔월십오야가 무슨 날인지 안 물어보거든요.
[구름이 걷히고 물결이 다 잔적에 하늘에 돋은 달이 솔 위에 걸렸거든] = 이 구절을 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냥 이미지를 그려보세요. [구름이 걷히면서 주변에 물결은 잔잔하고, 소나무 위에는 대보름이 떠 있는 상황]을요. 그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습니다. [뒤에 구절은 해석이 되지 않으면 '그냥 자연친화겠지'라고 넘어가도 됩니다. 어차피 고전시가는 엄밀한 해석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실제로 9평에서도 이태백이 달을 낚을려다가 바다에 빠져 죽은 고사를 알았는지 안 물어 봅니다. 이런 해석에 집착하다보면 문학이 어려워지고 실전에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공산에 쌓인 잎을 삭풍이 거둬 불어 떼구름 거느리고 눈조차 몰아오니 천공이 호사로워 옥으로 꽃을 지어 세상을 꾸며곰 낼세이고]
-> 산에서 쌓인 잎을 삭풍이 불어서 날리고, 이후에 구름이 몰려오면서 눈이 내려지고, 그 눈이 꽃 위의 쌓이면서 아름다운 공간의 이미지를 그리면 됩니다. 이미지를 그려야만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33번 1번 선지]
정확하게 평가원은 이미지를 구체화했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 선지 지문으로 돌아가서 1.공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드러났는지 2. 게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가 나타났는지 찾아야 하나요? 작품에서 처음 감상할 떄, 이미지를 그렸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미지를 구체화 한 것이 그대로 선지로 등장했으니 그냥 두 번 정도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1번 선지는 돌아가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판단이 됩니다. 게절의 변화를 독해하면서 의식하지 않았어도 이미 머릿속에서는 정월 대보름 풍경과, 겨울 풍경을 한 번씩 그리면서 읽어나갔으니, 그것을 전제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상하지 않으면 지문으로 돌아가야 하니 전자보다 선택지 판단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 구절을 기억할려고 읽은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두 번 그리고 내려왔기 때문에 문학을 읽는 속도도 훨씬 빠릅니다. 저도 전에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을 모를 떄에는 그냥 구절구절 여러 번 읽으면서 머릿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기억 안 나면 대충 느낌으로 선택지를 판단했어요. 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 받아 적고, 시험 보기 전에 자습서랑 같이 내용을 암기했던 기억밖에는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 공감하면서 읽어야만 합니다. 보통 문학을 배우면 거의 선생님들이 [정서와 태도]를 확인하며 읽으라고 합니다. 무조건 선택지로 정서와 태도와 관련된 선택지들이 출제되기 되기 떄문에, 수능 문학을 공부했더라면 [정서와 태도]를 체크하라는 말은 한 번은 들어봤을 거에요. 그런데 정서와 태도를 체크하지 않아도 인물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머릿 속에 남습니다. 이미 공감능력 역시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글로리>라는 드라마를 볼 떄 동은이가 연진이에게 학교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볼 떄,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타까운 심정이 듭니다. 동은이의 내면심리에 공감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동은이가 연진이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볼 때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역시 동은이의 내면심리에 공감한 채 드라마를 감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희열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지요. 공감할려고 의식하지 않아도 내용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됩니다.
수능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문 내용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내면심리에 공감하게 됩니다.
[19수능/천변풍경]입니다.
[그 골목이 그렇게도 짧은 것을 그가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을 떄] -> 이 구절을 읽으면서 바로 왜 골목이 짧게 느꼈는지 바로 이해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 독서처럼 이해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궁금해하며 다음 문장을 봐서 해결해야겠지요.
그럼 어머니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왜 짧게 느꼈는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니는 딸인 이쁜이가 시집을 가면 이제는 다시 보지 못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골목이 짧은 것이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인식이 된 것입니다.
아마도 어머니에게 골목은 조금이라도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럼 딸을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었을테니까요. 이렇게 어머니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서 읽으면 왜 어머니에게 골목이 짧게 느껴졌는지에 대해 이해가 갑니다. 어머니가 느끼는 슬픔,애달픔, 아쉬움 등에 공감이 되는 것이지요.
그럼 [24번 1번 선지] 역시 공감했는지 묻습니다.
그럼 골목길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어머니의 아쉬움을 보여준다는 것은 돌아가지 않고도 선택지가 판단이 됩니다.
이렇게 작품을 읽으면서 최소한의 공감을 하면 돌아가지 않고도 선택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독서처럼 딱딱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요.
만약에 여기서 공감을 하지 않고 그냥 정보처리만 하고 갔으면, 지문으로 돌아가서 선택지를 판단하더라도 뭔가 깔끔하게 판단되지가 않습니다.
물론 당시 정답 선지가 매우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1번이 애매했어도 누구나 정답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9평처럼 정답선지가 까다롭게 출제된다면 과연 수능에서도 정답을 무조건 맞출 수 있을까요?
이번 9평에서도 경험해봤을거에요. 문학에서 시간을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선택지들이 많이 나타나 의문사 당한 문항들이 제법 있는 것을요.
그런데 그런 문항들의 특징은 '뭔가 답인 것 같은 느낌으로 선지를 골랐다'라는 것이지요.
애매하게 느끼지 않을려면 정확하게 감상해야만 합니다.
[3] [보기]는 절대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보기]가 제시되면 최소한 [보기]문항에 한해서는 제한적 감상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내가 [보기]와 다르게 감상을 했더라도 최소한 [보기]문항에 한해서는 [보기]와 내용과 상충되는 내용이 있다면 잘못된 감상을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심청전]의 경우 , [보기]에 대한 내용 없이 다음과 같은 선지 내용을 구성했더라면 적절한 선지일까요?
[1]심청이가 인당수를 빠진 행위는 유교적 가치인 효를 보여주는군
보통 대부분의 학생들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의 경우 [부모가 원하는 행위가 아니고, 이로 인해 심봉사는 슬픔에 빠졌는데, 과연 효일까?]라고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논리가 틀렸다고도 할 수는 없지요. 문학은 해석이 열려있으니까요. 그럼 이의를 피하기 위해 평가원은 [보기]를 통해서 제한된 감상으로 물어봅니다. <보기>에서 [조선시대 유교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기본으로 해 인간의 삶을 설계한 가르침이므로.....이를 기반으로 한 당시 문학작품들은 이데올로기인 유교의 내용을 기반으로....] 라고 제시한다면 1번 선지는 [보기]를 통해 감상하면 무조건 적절한 선지가 되니까요.
이처럼 [보기]는 무조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23번/4번]선지
4.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귀를 모으고 듣’고 ‘새들의 온 기’를 ‘숨을 죽이고 생각하’는 것은, 일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 역시 [보기]가 없다면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이것 역시 [보기]가 없다면 출제하기 어려운 선지입니다.
하지만 [보기]에서 [향토적인 정경 속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일상]이라고 제시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완벽하게 틀린 선택지가 됩니다.
독서에서 지문에 내용을 신뢰하면서 읽듯, 문학에서는 [보기]의 내용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면서 이에 맞춰 감상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2024/9평] 고전시가 세트를 최대한 실전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어떻게 문학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서 선택지를 실전적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해 제시했습니다.
물론, 수험생이 느끼는 실전에서의 압박은 받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첫풀이에서 느꼈던 그대로 상술해봤습니다.
이번 [2024/9평/사설시조] 작품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구절구절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내용을 기억할 것인가요?
그냥 이미지를 그리며 빠르게 감상해가면 됩니다.
[뀡 사냥 하러 다니고, 말 타도 다니고, 고기잡고 다니고, 고기 잡아서 돌로 놓고, 동자에게 신선오면 밥에 고추장 들고 오라고 하는] 이런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면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내면심리를 '산중호걸은 나뿐인가 하노라'라고 직접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산에서 놀고 즐기는 자존감 쩌는 아저씨'정도만 머릿속에 남습니다. 이 아저씨의 내면심리는 '자연에 대한 만족감'이고 이미지를 그리고 공감했으면 끝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20초 정도 걸립니다.
그럼 34번
[1번선지] -> '산에서 놀고 즐기는 아저씨가 고고함?? 되게 엉뚱하네' 손가락 걸기
저는 이렇게 풀었습니다.
과연 생매라는 뜻을 알았어야 했거나, 고고한 것에 대한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풀 수 있을까요?
물론 더 멋진 풀이도 있습니다.
1. [보기]를 통해서 고고한 것은 (가)에 해당하는 키워드이니 틀린 선지이다.
2. 고고함의 어휘적 의미는 (세상일에 초연하여 홀로 고상한)인데, 생매는 현실적 풍류를 보여주는 시어라서 틀린 선지이다.
저도 큐브에서 관련 문항을 답변한다면 1번이랑 2번처럼 알려줍니다. 본래 시험장 풀이처럼 알려주면 만족도 1점을 받을테니까요ㅜㅜ
하지만 실전에서 [고고하다]의 어휘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서 푼 학생들은 적을 것입니다.
실제로 독서 문항 어휘 3문항을 풀 때에도 정확하게 사전적 의미를 알고 풀기보다는 느낌으로 풀잖아요?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고고하다'에 대해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몰라도, '고고하다'는 신선과 연상되는 느낌 정도는 감각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설시조'에서 자연에서 풍류를 즐기는 화자의 모습이나 전체적인 주제의식은 우리가 알고있는 고고함에 대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기 떄문에, 1번 선택지는 작품만 적절하게 감상했더라면 손가락을 걸 수 있었습니다.
[33번 문항]
33번 문항 역시 저는 최대한 감상한 내용대로 지문을 돌아가지 않고 판단했습니다.
1번 선지는 위에서 처럼 판단했습니다.
2번 선지
[앞 여울 가리 얼어 독목교(獨木橋) 비꼈는데 막대 멘 늙은 중이 어느 절로 간단 말고 산옹의 이 부귀를 남더러 자랑 마오 경요굴(瓊瑤窟) 숨은 세계 찾을 이 있을세라]
이 문장을 [앞 여울이 얼어붙었는데도 막대를 멘 늙은 스님이 어느 절로 간다는] 이미지 정도만 떠 올렸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이 중을 보고 [자신이 보는 경치가 늙은 스님에 의해 외부세계로 유출될 것에 대한 두려워하는] 화자의 내면심리에 공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퍼져서 명승지가 되면 혼자서 고요하게 이 경치를 못 즐길테니까요.
이렇게 관련 내용을 읽었으면 2번 선지 역시 돌아가지 않고도 판단 가능했습니다.
(수능 고전시가는 엄밀한 해석을 묻지 않기 때문에, 해석이 안 되면 그냥 같은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하고 뭉개도 상관없습니다. 이런 것에 대한 엄밀한 해석을 하다보면 고전시가가 어려워집니다)
3번 선지
[산중에 벗이 없어 서책을 쌓아 두고 만고 인물을 거슬러 혜여하니 성현도 많거니와 호걸도 하도 할샤]
저는 이 선지를 세모치고 돌아갔습니다. 일단 작품을 감상할 때 [벗을 떠올린 이미지]는 없지만 혹시나 내가 있었는데 이미지화에 실패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세모치고 넘어갔습니다.
이미 작년 9평 기출에서 [소유정가]에서 벗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판단을 못했습니다.
물론 돌아가서 확인해서 선지판단이 가능하겠지만, 실전에서는 지문으로 돌아가서 관련 내용을 찾는 것이 시간을 소요하는 일이라 일단 보류합니다.
[4번 선지]
[하늘 삼기실 제 곧 무심할까마는 어찌한 시운(時運)이 흥망이 있었는고 모를 일도 하거니와 애달픔도 그지없다]
하늘이 사람을 만들 떄 생각없이 사람을 만들지 않았을까마는 어찌 세상이 흥하고 망함이 있었는가?, 세상사에 모르는 일도 많거니와 애달픔도 끝이없다]
-> 여기서 화자는 [왜 하늘이 사람을 만들 떄 생각없이 만들지 않았는데, 왜 세상에는 흥하고 망하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영탄합니다. 그리고 화자는 이러한 흥망성쇠에 애달파하지요] 여기서 읽으면서 화자가 세상사에 애달파하는 심정에 대해 공감했으면 4번 선지의 [담담한 태도]라는 것은 무조건 지울 수 있습니다. 물론 [하늘의 이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음]으로도 판단할 수도 있고,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수용]으로도 판단할 수도 있지만, 실전에서는 [담담한 태도]로 지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5번 선지]
[세상을 등진 인물의 삶을 ‘기산’의 ‘고블’에 비유한 것에는, 험한 세사와의 단절과 은거 지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인 물의 선택에 대한 평가를 통해 드러난다]
고전시가를 한 번이라도 본 학생은 허유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은 들어 봤을테고, 허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는 고전시가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거기다 이 작품은 자연친화 주제의식이 반복되어 등장하니, 무조건 적절한 선지입니다. 저는 실전에서는 4번에서 이미 판단을 굳혔기 때문에, 5번은 그냥 날림으로 한 번 읽고 넘어갑니다. 5번 선택지는 고전시에서 거의 웬만하면 답이 되는 선택지이니까요.
이렇게 보면 쉬워보이는 문항이지만 실전에서 [오답률 60.6], [오답률 51.3]인 문항입니다.
거기다 성산별곡은 연계작품이지요
ebs 연계 작품에 대한 숙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적인 감상능력입니다.
교과서에도 있는 작품이고, 필수 고전시가이며, ebs 연계작품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학생들이 오답을 고르니까요.
작품을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닌 감상능력 자체가 부족하기 떄문에 틀리는 것이라, 남은 기간은 감상능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해보세요.
기출에 있는 모든 선택지들을 감으로 지우는 것이 아닌 깔끔하게 지워지도록 연습만 해도 정말 충분합니다.
최대한 오류가 없고, 학생분들에게 납득 가도록 내용을 작성하느라 글이 길어졌습니다.
1;1 질문에서 너무 문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 번에 얻어갈 것은 얻어가라는 의미에서 나눠서 작성하지 않고 한 번에 작성했습니다.
독서도 이해하고 납득하는 것이 결국에 본질이듯, 문학도 정확하게 사실관계 파악하고, 이미지 그리고 공감하고, 보기에 제한하여 감상하는 것이 전부이거든요.
제가 말하는 것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학생분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구체화한 것 뿐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문학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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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9평의 경우 문학이 확실히 어려웠습니다. 9평 이후 1:1 질문 70% 가까이가 문학에 대한 질문이 온 만큼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학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문학에 대한 대비가 아직 안 된 것 같습니다. 문학의 경우 기존에는 전체 지문에서 40~50% 정도만 읽어내도 정답을 맞출 수 있었거든요. 실제 수능에서 5개년 간 오답률 top10을 보면 문학은 단 한 문항만 수록될 정도로 문학은 매우 쉽게 출제됐습니다.
반면에, 이번에 9평에는 문학이 오답률 top10에 4문항이나 수록되었고, 독서가 실질적인 난이도가 평소보다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독서 마지막 지문만 오답률이 높은 것을 보면 문학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전체적인 시간 분배에 실패한 것이 원인이겠지요.
어려운 문학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학개념어, ebs 연계 보다는 실질적인 문학 감상 능력 자체를 길러야만 합니다. 어차피 문학 선지들도 감상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구성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려운 문학에 대처하는 본질적 자세]에 대한 칼럼을 작성해보겠습니다.
[1] 정확하게 표면적인 사실관계만 파악한다.
수능 문학 특성상 해석을 물어볼 수는 없습니다. 문학 구절에 대해서는 해석은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객관식 시험인 수능에서는 해석을 물어보지 못합니다. 각 문학 구절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론이 존재하더라도, 다른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면 일반적 해석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틀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수능에서는 학생들의 문학 구절을 읽고 학생들의 주관적인 감상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해석을 물어보더라도 [보기]를 통해 제한적 감상만을 물어보니, 즉 문학 지문을 감상할 때에는 해석과 같은 주관적 견해를 포함하지 않고, 객관적 사실관계만을 정확하게 읽어내야만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표면적인 사실관계]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제 1순위입니다.
문학에서 틀리는 이유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했거나, 선지 판단을 할 때 주관적 견해가 들어가서 느낌으로 풀기 때문입니다.
이번 21번 오답률 56.9% 정답 선지입니다.
-> 이번 숙영낭자전을 읽어보면 숙영 부부가 승천에 망설이는 부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것은 표면적인 사실관계 파악이 안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관계 파악에 실패하여 답이 안 보이니 다시 지문으로 돌아가서 '아 이건 망설이는 부분 아니야?'라고 주관적 견해로 감상하기 시작하고, 4번 선지인 '인간 세상의 구조적 문제? 워딩이 이상한데' 등 주관적인 느낌으로 선택지를 골라 의문사를 당합니다.
독서와 마찬가지로 문학도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1순위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9평도 마찬가지로 평가원 문학은 내용일치에서 대부분 정오가 갈리기 때문에, 정확하게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해보세요!
[2] 작품 내용은 이미지를 그리고, 인물에는 공감하여 기억한다.
정확하게 내용 파악을 했다면, 이후에는 머릿속에 남기는 것은 이미지를 그리고, 인물에 내면심리에 공감하여 지문 내용을 머릿속에 남기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번 칼럼에서 작성했듯 독서에서 지문 내용을 머릿속에 남기는 법은 납득입니다. 지문의 내용이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지문의 내용이 담깁니다. 그런데 문학은 이해하고 납득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 문학 내용은 머릿속에 어떻게 남길 수 있을까요? 내용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습니다. 그런데 그냥 내용만 여러 번 읽으면서 암기할려고 하고, 정보로 처리만 하고, 배경, 정서, 태도 등을 체크만 하고 문제를 풀려가기 떄문에 세부정보가 머릿속에 남지 않는 것입니다.
이 칼럼을 읽는 학생들은 이미 2시간 짜리 영화의 내용을 기억할 정도로 똑똑합니다. 2시간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를 볼 떄, 세부 내용을 기억할려는 목적을 가진 채 영화를 감상하는 학생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보고 즐길려고 감상하지요. 하지만 영화 감상이 끝나고 친구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작품 초반부에 나온 세부 내용들도 '아 그렇지' 하면서 기억이 납니다. 반면에, 달랑 1p 소설은 1분 전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일치 문항을 풀 떄 세부 정보가 기억나지 않아서 틀립니다. 우리는 2시간 짜리 영화의 내용도 기억하는데, 왜 1분 전에 본 한 페이지 소설은 기억하지 못 할까요?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경우 한 화면에 인물도, 배경도, 사건도 모두 이미지로 제시됩니다. 모든 것이 화면을 통해 이미지로 제시되어 있으니 머리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감상하면 됩니다. 반면에 수능 문학은 이 모든 요소들이 텍스트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 텍스트를 머릿속으로 이미지화 시키는 것이 문학의 본질적 감상입니다. 그리고 평가원은 독서에서 이해했는지에 대해 선택지를 구체화하는 것처럼 문학에서는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했는지에 대해 선택지를 구체화 합니다.
[2024 9평 성산별곡]
비연계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감상해보겠습니다
연계 작품이라서 대부분 현대어 해석을 알테지만, 비연계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소선, 추칠월, 적선, 만수천림] 등을 어휘를 몰랐다고 생각하고 해석해보겠습니다.
[누군가는 추칠월 좋다하는데, 팔월십오야를 모두 어찌 칭찬하는가] = 화자는 모두가 칭찬하는 팔월십오야를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팔월에 아는 절기는 팔월대보름 하나이지요. 팔월십오야를 몰랐더라도 그냥 유연하게 해석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틀려도 상관없습니다. 팔월십오야가 무슨 날인지 안 물어보거든요.
[구름이 걷히고 물결이 다 잔적에 하늘에 돋은 달이 솔 위에 걸렸거든] = 이 구절을 다 기억할 수 없습니다. 그냥 이미지를 그려보세요. [구름이 걷히면서 주변에 물결은 잔잔하고, 소나무 위에는 대보름이 떠 있는 상황]을요. 그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습니다. [뒤에 구절은 해석이 되지 않으면 '그냥 자연친화겠지'라고 넘어가도 됩니다. 어차피 고전시가는 엄밀한 해석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실제로 9평에서도 이태백이 달을 낚을려다가 바다에 빠져 죽은 고사를 알았는지 안 물어 봅니다. 이런 해석에 집착하다보면 문학이 어려워지고 실전에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공산에 쌓인 잎을 삭풍이 거둬 불어 떼구름 거느리고 눈조차 몰아오니 천공이 호사로워 옥으로 꽃을 지어 세상을 꾸며곰 낼세이고]
-> 산에서 쌓인 잎을 삭풍이 불어서 날리고, 이후에 구름이 몰려오면서 눈이 내려지고, 그 눈이 꽃 위의 쌓이면서 아름다운 공간의 이미지를 그리면 됩니다. 이미지를 그려야만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33번 1번 선지]
정확하게 평가원은 이미지를 구체화했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 선지 지문으로 돌아가서 1.공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드러났는지 2. 게절에 따른 자연의 변화가 나타났는지 찾아야 하나요? 작품에서 처음 감상할 떄, 이미지를 그렸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미지를 구체화 한 것이 그대로 선지로 등장했으니 그냥 두 번 정도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1번 선지는 돌아가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판단이 됩니다. 게절의 변화를 독해하면서 의식하지 않았어도 이미 머릿속에서는 정월 대보름 풍경과, 겨울 풍경을 한 번씩 그리면서 읽어나갔으니, 그것을 전제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상하지 않으면 지문으로 돌아가야 하니 전자보다 선택지 판단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저 구절을 기억할려고 읽은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두 번 그리고 내려왔기 때문에 문학을 읽는 속도도 훨씬 빠릅니다. 저도 전에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을 모를 떄에는 그냥 구절구절 여러 번 읽으면서 머릿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기억 안 나면 대충 느낌으로 선택지를 판단했어요. 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하는 방법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 받아 적고, 시험 보기 전에 자습서랑 같이 내용을 암기했던 기억밖에는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로 공감하면서 읽어야만 합니다. 보통 문학을 배우면 거의 선생님들이 [정서와 태도]를 확인하며 읽으라고 합니다. 무조건 선택지로 정서와 태도와 관련된 선택지들이 출제되기 되기 떄문에, 수능 문학을 공부했더라면 [정서와 태도]를 체크하라는 말은 한 번은 들어봤을 거에요. 그런데 정서와 태도를 체크하지 않아도 인물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머릿 속에 남습니다. 이미 공감능력 역시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글로리>라는 드라마를 볼 떄 동은이가 연진이에게 학교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볼 떄, 우리는 자연스럽게 안타까운 심정이 듭니다. 동은이의 내면심리에 공감했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동은이가 연진이에게 복수하는 장면을 볼 때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역시 동은이의 내면심리에 공감한 채 드라마를 감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희열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지요. 공감할려고 의식하지 않아도 내용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됩니다.
수능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문 내용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내면심리에 공감하게 됩니다.
[19수능/천변풍경]입니다.
[그 골목이 그렇게도 짧은 것을 그가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을 떄] -> 이 구절을 읽으면서 바로 왜 골목이 짧게 느꼈는지 바로 이해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 독서처럼 이해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궁금해하며 다음 문장을 봐서 해결해야겠지요.
그럼 어머니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왜 짧게 느꼈는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니는 딸인 이쁜이가 시집을 가면 이제는 다시 보지 못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골목이 짧은 것이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인식이 된 것입니다.
아마도 어머니에게 골목은 조금이라도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럼 딸을 조금이라도 더 볼 수 있었을테니까요. 이렇게 어머니의 내면심리에 공감하면서 읽으면 왜 어머니에게 골목이 짧게 느껴졌는지에 대해 이해가 갑니다. 어머니가 느끼는 슬픔,애달픔, 아쉬움 등에 공감이 되는 것이지요.
그럼 [24번 1번 선지] 역시 공감했는지 묻습니다.
그럼 골목길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어머니의 아쉬움을 보여준다는 것은 돌아가지 않고도 선택지가 판단이 됩니다.
이렇게 작품을 읽으면서 최소한의 공감을 하면 돌아가지 않고도 선택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하게 독서처럼 딱딱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요.
만약에 여기서 공감을 하지 않고 그냥 정보처리만 하고 갔으면, 지문으로 돌아가서 선택지를 판단하더라도 뭔가 깔끔하게 판단되지가 않습니다.
물론 당시 정답 선지가 매우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1번이 애매했어도 누구나 정답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9평처럼 정답선지가 까다롭게 출제된다면 과연 수능에서도 정답을 무조건 맞출 수 있을까요?
이번 9평에서도 경험해봤을거에요. 문학에서 시간을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선택지들이 많이 나타나 의문사 당한 문항들이 제법 있는 것을요.
그런데 그런 문항들의 특징은 '뭔가 답인 것 같은 느낌으로 선지를 골랐다'라는 것이지요.
애매하게 느끼지 않을려면 정확하게 감상해야만 합니다.
[3] [보기]는 절대적입니다.
기본적으로 [보기]가 제시되면 최소한 [보기]문항에 한해서는 제한적 감상을 해야만 합니다. 물론 내가 [보기]와 다르게 감상을 했더라도 최소한 [보기]문항에 한해서는 [보기]와 내용과 상충되는 내용이 있다면 잘못된 감상을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심청전]의 경우 , [보기]에 대한 내용 없이 다음과 같은 선지 내용을 구성했더라면 적절한 선지일까요?
[1]심청이가 인당수를 빠진 행위는 유교적 가치인 효를 보여주는군
보통 대부분의 학생들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의 경우 [부모가 원하는 행위가 아니고, 이로 인해 심봉사는 슬픔에 빠졌는데, 과연 효일까?]라고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논리가 틀렸다고도 할 수는 없지요. 문학은 해석이 열려있으니까요. 그럼 이의를 피하기 위해 평가원은 [보기]를 통해서 제한된 감상으로 물어봅니다. <보기>에서 [조선시대 유교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기본으로 해 인간의 삶을 설계한 가르침이므로.....이를 기반으로 한 당시 문학작품들은 이데올로기인 유교의 내용을 기반으로....] 라고 제시한다면 1번 선지는 [보기]를 통해 감상하면 무조건 적절한 선지가 되니까요.
이처럼 [보기]는 무조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23번/4번]선지
4.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귀를 모으고 듣’고 ‘새들의 온 기’를 ‘숨을 죽이고 생각하’는 것은, 일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 역시 [보기]가 없다면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이것 역시 [보기]가 없다면 출제하기 어려운 선지입니다.
하지만 [보기]에서 [향토적인 정경 속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일상]이라고 제시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완벽하게 틀린 선택지가 됩니다.
독서에서 지문에 내용을 신뢰하면서 읽듯, 문학에서는 [보기]의 내용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면서 이에 맞춰 감상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2024/9평] 고전시가 세트를 최대한 실전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어떻게 문학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서 선택지를 실전적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해 제시했습니다.
물론, 수험생이 느끼는 실전에서의 압박은 받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첫풀이에서 느꼈던 그대로 상술해봤습니다.
이번 [2024/9평/사설시조] 작품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구절구절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내용을 기억할 것인가요?
그냥 이미지를 그리며 빠르게 감상해가면 됩니다.
[뀡 사냥 하러 다니고, 말 타도 다니고, 고기잡고 다니고, 고기 잡아서 돌로 놓고, 동자에게 신선오면 밥에 고추장 들고 오라고 하는] 이런 이미지를 그리며 감상하면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내면심리를 '산중호걸은 나뿐인가 하노라'라고 직접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산에서 놀고 즐기는 자존감 쩌는 아저씨'정도만 머릿속에 남습니다. 이 아저씨의 내면심리는 '자연에 대한 만족감'이고 이미지를 그리고 공감했으면 끝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20초 정도 걸립니다.
그럼 34번
[1번선지] -> '산에서 놀고 즐기는 아저씨가 고고함?? 되게 엉뚱하네' 손가락 걸기
저는 이렇게 풀었습니다.
과연 생매라는 뜻을 알았어야 했거나, 고고한 것에 대한 뜻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풀 수 있을까요?
물론 더 멋진 풀이도 있습니다.
1. [보기]를 통해서 고고한 것은 (가)에 해당하는 키워드이니 틀린 선지이다.
2. 고고함의 어휘적 의미는 (세상일에 초연하여 홀로 고상한)인데, 생매는 현실적 풍류를 보여주는 시어라서 틀린 선지이다.
저도 큐브에서 관련 문항을 답변한다면 1번이랑 2번처럼 알려줍니다. 본래 시험장 풀이처럼 알려주면 만족도 1점을 받을테니까요ㅜㅜ
하지만 실전에서 [고고하다]의 어휘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서 푼 학생들은 적을 것입니다.
실제로 독서 문항 어휘 3문항을 풀 때에도 정확하게 사전적 의미를 알고 풀기보다는 느낌으로 풀잖아요?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고고하다'에 대해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몰라도, '고고하다'는 신선과 연상되는 느낌 정도는 감각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설시조'에서 자연에서 풍류를 즐기는 화자의 모습이나 전체적인 주제의식은 우리가 알고있는 고고함에 대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기 떄문에, 1번 선택지는 작품만 적절하게 감상했더라면 손가락을 걸 수 있었습니다.
[33번 문항]
33번 문항 역시 저는 최대한 감상한 내용대로 지문을 돌아가지 않고 판단했습니다.
1번 선지는 위에서 처럼 판단했습니다.
2번 선지
[앞 여울 가리 얼어 독목교(獨木橋) 비꼈는데 막대 멘 늙은 중이 어느 절로 간단 말고 산옹의 이 부귀를 남더러 자랑 마오 경요굴(瓊瑤窟) 숨은 세계 찾을 이 있을세라]
이 문장을 [앞 여울이 얼어붙었는데도 막대를 멘 늙은 스님이 어느 절로 간다는] 이미지 정도만 떠 올렸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이 중을 보고 [자신이 보는 경치가 늙은 스님에 의해 외부세계로 유출될 것에 대한 두려워하는] 화자의 내면심리에 공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퍼져서 명승지가 되면 혼자서 고요하게 이 경치를 못 즐길테니까요.
이렇게 관련 내용을 읽었으면 2번 선지 역시 돌아가지 않고도 판단 가능했습니다.
(수능 고전시가는 엄밀한 해석을 묻지 않기 때문에, 해석이 안 되면 그냥 같은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하고 뭉개도 상관없습니다. 이런 것에 대한 엄밀한 해석을 하다보면 고전시가가 어려워집니다)
3번 선지
[산중에 벗이 없어 서책을 쌓아 두고 만고 인물을 거슬러 혜여하니 성현도 많거니와 호걸도 하도 할샤]
저는 이 선지를 세모치고 돌아갔습니다. 일단 작품을 감상할 때 [벗을 떠올린 이미지]는 없지만 혹시나 내가 있었는데 이미지화에 실패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세모치고 넘어갔습니다.
이미 작년 9평 기출에서 [소유정가]에서 벗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판단을 못했습니다.
물론 돌아가서 확인해서 선지판단이 가능하겠지만, 실전에서는 지문으로 돌아가서 관련 내용을 찾는 것이 시간을 소요하는 일이라 일단 보류합니다.
[4번 선지]
[하늘 삼기실 제 곧 무심할까마는 어찌한 시운(時運)이 흥망이 있었는고 모를 일도 하거니와 애달픔도 그지없다]
하늘이 사람을 만들 떄 생각없이 사람을 만들지 않았을까마는 어찌 세상이 흥하고 망함이 있었는가?, 세상사에 모르는 일도 많거니와 애달픔도 끝이없다]
-> 여기서 화자는 [왜 하늘이 사람을 만들 떄 생각없이 만들지 않았는데, 왜 세상에는 흥하고 망하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영탄합니다. 그리고 화자는 이러한 흥망성쇠에 애달파하지요] 여기서 읽으면서 화자가 세상사에 애달파하는 심정에 대해 공감했으면 4번 선지의 [담담한 태도]라는 것은 무조건 지울 수 있습니다. 물론 [하늘의 이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음]으로도 판단할 수도 있고,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수용]으로도 판단할 수도 있지만, 실전에서는 [담담한 태도]로 지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5번 선지]
[세상을 등진 인물의 삶을 ‘기산’의 ‘고블’에 비유한 것에는, 험한 세사와의 단절과 은거 지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인 물의 선택에 대한 평가를 통해 드러난다]
고전시가를 한 번이라도 본 학생은 허유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쯤은 들어 봤을테고, 허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는 고전시가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거기다 이 작품은 자연친화 주제의식이 반복되어 등장하니, 무조건 적절한 선지입니다. 저는 실전에서는 4번에서 이미 판단을 굳혔기 때문에, 5번은 그냥 날림으로 한 번 읽고 넘어갑니다. 5번 선택지는 고전시에서 거의 웬만하면 답이 되는 선택지이니까요.
이렇게 보면 쉬워보이는 문항이지만 실전에서 [오답률 60.6], [오답률 51.3]인 문항입니다.
거기다 성산별곡은 연계작품이지요
ebs 연계 작품에 대한 숙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적인 감상능력입니다.
교과서에도 있는 작품이고, 필수 고전시가이며, ebs 연계작품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학생들이 오답을 고르니까요.
작품을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닌 감상능력 자체가 부족하기 떄문에 틀리는 것이라, 남은 기간은 감상능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해보세요.
기출에 있는 모든 선택지들을 감으로 지우는 것이 아닌 깔끔하게 지워지도록 연습만 해도 정말 충분합니다.
최대한 오류가 없고, 학생분들에게 납득 가도록 내용을 작성하느라 글이 길어졌습니다.
1;1 질문에서 너무 문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 번에 얻어갈 것은 얻어가라는 의미에서 나눠서 작성하지 않고 한 번에 작성했습니다.
독서도 이해하고 납득하는 것이 결국에 본질이듯, 문학도 정확하게 사실관계 파악하고, 이미지 그리고 공감하고, 보기에 제한하여 감상하는 것이 전부이거든요.
제가 말하는 것이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학생분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구체화한 것 뿐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문학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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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
이재엽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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