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올린 '진인사대천명-현역절망편'에 이어 '진인사대천명-재수희망편'을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재수 희망편이라고 해서 재수를 하라고 말씀드리는게 아닙니다??

<현역시절 요약>
-PC방에 빠져버려 공부도 안했고, 9평끝나고 과탐을 바꾸는 어리석음으로 3년간의 시험중 가장 나락의 성적을 받았다.
-나락의 성적으로 유명한 기숙학원은 입구컷 장했으며 겨우겨우 추천받아 한 기숙학원에 들어가게되었다.

[첫 번째 노력 : 받아들이기]
사실 모의고사를 볼 때는 사실 얼추 등급이 나오는 편이기 했었습니다. 하지만 수능때는 역대급 나락의 성적을 받았죠. 사실 수응 직후에는 그저 미끄러진 것 뿐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기숙학원에 들어가면서 가장 첫 번째로 마음가짐을 고쳐먹은 점이 바로 '나의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거였어요.
제일 안 좋게 나온 그 성적이야 말로 나의 본 실력이라는 것. 그정도 성적을 받았다는 것이 정말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의 현역 때 성적이야 말로 내 본실력이고 나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이 본 실력은 끌어올릴 수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전과목에 대해서, 제일 자신있었던 물리마저도 기초부터 다시 공부했어요. 분명히 나의 공부에는 허점이 있었기에, 구멍이 있었기에 그 부분을 가장 먼저 보완해서 기초가 탄탄한, 말 그대로 제 '본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어요.

물론 이미 제가 알고 있는 여러 풀이법들을 버린다는게 쉽지 않았어요. 아무리 공부를 소홀히했더라도 엄연히 공부를 했던 부분이었으니깐요. 아까웠죠 솔직히. 하지만 제 부모님의 피같은 돈을 들여서 얻은 약 11개월의 시간을 내 고집에 맡길 수는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자신있고 현재도 제가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물리도 기초부터 찬찬히 하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 노력: 독기를 품은 시간 절약]
진짜 저는 제 공부의 부족함을 깨달았기에 악착같이 시간을 아끼고, 없는 공부시간도 만들어서 했었어요.

밥 먹으로 갈 때 단어장은 당연히 기본이었고, 밥 먹을 때 30초 이내로 거의 먹는다기 보다는 위장에 부은다는 느낌으로 빠르게 먹고 바로 교실에 와서 공부했었어요. 솔직히 이걸 계속 한다면 분명히 몸에 이상신호가 왔어야 정상인데 무슨 기연인지는 몰라도 그걸로 인해 아팠던 적은 없었어요.

또 모든 쉬는 시간 및 일요일 자유시간에도 절대로 쉬지 않고 그 시간에 무조건 미처 다 못한 오답노트나 모의고사 하나를 더 푸는 등 정말 피로가 쌓일대로 쌓여서 잠을청한 몇번과 화장실을 가는 것 제외하고는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 이해 안되는 부분을 채워넣을려고 했았어요.

또한, 기존 기상 시간이 기억이 안나는데 전 항상 기상 시간보다 1시간~1시간 반 일찍 일어나서 교실에 와서 국어를 풀었던 것 같아요. 좀 늦게 일어났을 경우에는 수학 문제 하나를 풀거나 제가 좋아하는 물리 공부로 아침을 시작했었죠. 그러고 기상 시간이 되면 다시 방으로 돌아가서 점호를 받았어요. 정말 피곤한 날은 정상 기상할 때도 있었지만 제가 가능한 한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했고 조금의 시간도 허투루 보내기 싫었어요.

[세 번째 노력: 멘탈 관리]
이렇게 시간을 아끼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이렇게만 했다면 제 정신이 버티지 못했을 거에요. 이미 오랜 시간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데 아무리 마음가짐을 고쳐먹었더라도 습관이란 무서운 거거든요.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들었었죠.

그래서 저는 제 종교가 기독교이기도 했어서 일요일에 진행하는 종교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했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남들이 공부 안 할 때 더하려고 노력한 거기도 하구요. 유일하게 제가 정신적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종교를 권유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제 방식대로의 멘탈 관리했던 경험이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학원 내에서 진행하는 '성공심리'라는 프로그램을 참여했었어요. 거기서 아직도 기억나는게 매일 아침마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를 외치라고 했어요.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땐 어이가 없었어요. '이런게 효과가 있었으면 이거 들은 수험생들은 뭐 다 좋은 대학 가게?' 이런 생각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시도조차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악착같이 공부하다보니깐 어느순간 저도 정체기라는게 찾아오더라구요. 그렇게 잠까지 줄여가면서 노력하는데 정체기는 오고..그래서 걱정할 시간에 더 공부하려고 공부량도 더 늘려봤지만 정신적인 타격은 쉽게 고쳐지는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순간 생각했죠. '성공심리 때 들었던 말 한 번 해볼까...? 솔직히 어이없다고 안하려고 했던 것도 결국 내 고집이잖아. 내가 지금 이것저것 따지면서 공부할 때인가?'

이렇게 순간 생각하고 난뒤부터 반복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세면할때마다 거울에다가 소리내서 말해봤어요. 근데 이게 반복적으로 하다보니깐 정말 이상하게도 스스로 자존감이 올라가는게 느껴졌어요. 지치고 성적이 안 오르는 것 같으면, 성적을 보지말고 내가 어제 이해못했던 것을 오늘은 이해했는지, 이런 사소한 변화에 대해서도 성취감을 느꼈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서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에도 걱정이 앞서기 전에 어제의 나에 비해 성장한 오늘의 나를 포인트로 잡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갈 수 있었어요.

이건 진짜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는 여러분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지치고 정체기라고 느껴질 때, 사소한 부분의 성취감을 느껴보세요. 내가 어제손도 못댔던 수학 문제를 오늘 풀어보니깐 접근이라도 가능해진 것도 하나의 성장이에요. 그런 사소한 성장에서 성취감을 느끼신다면 정신적으로 지칠 때도 정말 힘을 얻고 공부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수능의 결과는 기적같진 않았다]
이렇게 노력을 해서 수능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제 프로필에 나와있는 것처럼 물리, 한국사 외에는 1등급이 나오지 않았어요. 물론, 재수해서 성적이 오르는 케이스는 의외로 많진 않아요. 저는 분명히 현역 수능에 비해 많이 올랐고, 충분히 만족해도 될 정도의 성장이었어요. 실제로 저는 제가 공부한 것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었어요. 수능의 결과와 무관하게 저는 진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고, 진짜 이제 남은건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 뿐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너무 속상했어요. 기적을 바라고 공부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피나는 노력을 했음에도 제가 꿈꾸었던 대학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았죠. 제 수능 성적으로는 정말 잘가봐야 중앙대였어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성대는 지원조차하기 힘들었죠.

수능 이후 혹시모를 때를 대비해 논술도 지원하긴 했지만 사실 저는 학원에서 수리논술수업을 초반에 증명방법 (귀류법 등등)정도만 듣고 실질적으로 논술쓰는 연습을 하는 수업시간부터는 논술수업을 듣지 않고 교실에 남아 자습을 했었어요. 사실상 논술대비는 거의 하지 않은 상태였죠.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급하게라도 수리논술 강의를 들으면서 연습했지만 쉽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제가 논술을 썼던 대학의 논술 시험도 다 응시했고, 정말 깊은 고민에 빠졌었어요.

'삼수..할까?' 정말 부모님과 깊게 논의했었고 논술도 이미 1차는 다 떨어지고 예비번호도 안 나와서 사실상 논술도 가망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일단 아직 정시 지원이 남았으니깐 설명회도 들으면서 전략을 잘 짜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어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행운이 찾아오다]
2018년 12월 21일, 저는 정시지원 관련해서 너무 고민이 많았던 나머지 평소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교회의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했었어요. 하지만 역시나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나니 너무 피곤해서 집에와서 바로 잠들었었죠. 눈을 뜨니깐 제 핸드폰에 이상한 곳에서 두번의 부재중 전화와 어머니한테서 부재중전화가 와있었어요.

어머니한테 전화하니깐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를 받으시더라구요. 성균관대 추합 돼었다고..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바로 합격자조회에 들어가서 쳐보니깐 퀸의 'We are the champion' 노래가 뜨면서 합격했다는 메시지가 뜨더라구요. 2차 추합에 논술로 붙은거였어요... 그러다 보니 최초합격자 발표때는 예비번호가 주어지지 않았던 거구요..

기쁜 것도 기뻤지만 이렇게 제가 했던 그 노력들이 보상받은 것 같은 기분 덕에 눈물로 흘린 적이 거의 없던 제게 눈물이 먼저 나오더라구요..

진짜 '진인사대천명'의 희망편인 제 재수생활이었어요.

저번 현역 절망편에도 말씀드렸었지만 제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한 노력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아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나니깐 그 노력의 보상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더라구요.

지금 하고 계신 그 노력을 절대 폄하하지 마세요. 지치고 힘들다면 어제의 나보다 무엇이 발전했는지 그 사소한 성장을 느껴보세요.

여러분의 노력을 응원하며 이번 칼럼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물만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