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생 분들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겠지만, 저는 벌써 종강한지 3주가 다 돼가고 있어요

(여러분도 얼른 대학생 돼서 남들보다 먼저 방학하고 남들보다 늦게 개학하세요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요)

저는 약학대학 1학년은 무엇을 배우는지 전공기초 과목 5가지를 전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학년 1학기의 전공 기초 과목은 기초생명약학(1), 기초약화학(1), 약학수학, 기초약학실습(1), 약학개론 이렇게 5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학교마다 과목명 등 자세한 부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생각해주세요!)

저의 1학년 1학기 시간표를 보여드릴게요!!

누가 봐도 약대 전공 과목인 5개 외에 고전읽기와토론, 컴퓨팅사고와인공지능, 대학영어(고급)이 있죠?? 이건 저희 학교의 필수교양입니다. 사실 이 과목 3개도 학교마다 이름은 달라도 다 꼭 들어야 하는 필수교양에 포함되어 있을 거에요! 참고로 대학영어(고급)의 경우 월화수목금 시간표에 있지 않고 밑에 따로 빠져 있잖아요?? 저렇게 밑에 따로 나와 있는 과목은 비대면/비실시간 온라인 강의에요

다들 대학교 시간표를 짤 때 기피하는 1순위가 아침 9시 수업이잖아요? 저는 전공으로 세 시간이나 고정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요… 사실 과 안에서 분반이 2개로 나뉘는데 다른 분반은 9시 전공 수업이 하나도 없어서 첫 수업이 10시 반으로 느긋하게 수업을 듣는 동기들이 많아요…! 분반이 랜덤인데 잘 걸려야 9시 수업을 면할 수 있습니당… 

공강은 만들 수 있다면 꼭 만들어보세요!! 쉬는 날만 하루 더 늘어난 게 아니라 공부하는 날이 하루 줄고 쉬는 날이 하루 늘어나는 거라 두 배로 행복해져요. 혹시 비대면 비실시간 교양을 잡는 데 성공한다면 월금 공강이라는 꿀같은 시간표를 만들 수도 있으니 도전해보세요!!!

이제 잡담 그만하고 과목을 하나하나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과목이 5개의 전공 과목 중 암기량이 가장 많아요. 사실 원래 수능 과탐 과목에서도 생명과 지구과학이 암기량이 많잖아요? 대학에서도 똑같은 거죠 ㅎ 물론 교수님마다 다르겠지만, 한 챕터 당 피피티가 70~90장 정도 되고, 그런 피피티 6개가 시험 범위에요! 처음에는 진짜 하나 다 보는 데도 정말 장기가 삐져나올 만큼 재미가 없었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정리하면서 하다 보니까 금방 끝나기도 해요… 

중간고사 범위에는 기본적인 세포단위부터 탄단지의 구체적인 골격 하나하나를 배운다면 기말고사 범위에는 세포호흡이나 광합성, 효소반응처럼 생명체에서의 화학반응에 대해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내신에서 생명과학2를 잠깐 찍먹 했었는데 생명2 내용이 진짜 많이 겹쳐요. 솔직히 세포호흡이나 광합성 배울 때는 진짜 구조 하나하나 다 외워야 했어서 정말 암기량이 많았는데 생2에 똑같이 나오는 내용이라 훨씬 수월했던!!

근데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이 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 거의 다 원래 영어인 것들을 한글로 번역해서 공부하는 거라 영어로 외우는 게 문장도 훨씬 매끄럽고 간결해서 한글로 적힌 글 보면 엥..? 하는데 똑같은 문장 영어로 읽어 보면 이해되기도 하고 그래요 생각보다 장점이 있습니다

이건 기말 필기…! 영어가 더 많아졌네요 솔직히 기말고사 부분의 공부가 한 2배쯤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 배우실 분들도 화이팅!

화학은 암기할 부분은 거의 없어요 그냥 개념만 이해하고 있으면 일단 풀 수는 있어요. 풀 수는… 수는 있다고… 생각보다 피피티는 되게 많은데 암기할 게 없어서 그냥 술술 넘기면서 볼 수 있어요 문제를 푸는 게 문제지만ㅎ

왜 그렇잖아요 화학1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몰 방정식 푸는 부분이라고 하잖아요 양적 관계 계산하고 하는 그 부분,,, 근데 사실 그거 개념은 진짜 쉽고 간단한 거 다들 알죠?? 그런 느낌이에요 개념은 진짜 뭐 간단하고 그런데 문제가 너무 복잡한 그런… 중간고사 범위는 화합물의 명명법, 엔탈피 계산 이런 거였거요. 사실 화합물의 명명법이라 하면 그냥 원소 기호 따라 이름 붙이면 되지 뭐 하겠지만(저도 그렇게 생각함) 생각보다 복잡해요… 유일하게 필기 정리 해놓고 외운 부분이 명명법!! 막 전이 원소 나오고 세상 처음 보는 원소 나오고 몰라요 뭐가 많아서 열심히 외웠습니다…

이게 뭐야 싶지 않나요 진심 저거 외운다고 정말 슬펐어요.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다 달라… 근데 또 이거 말고는 대부분 다 계산이 주를 이루는 부분이라 별로 공부하는 데 힘들지는 않아요. 그냥 계산하는 방법만 딱 깨달으면 그냥 술술 풀 수 있어요(물론 제가 시험에서 술술 풀었다는 건 아니고요…)

기말고사 범위는 훨씬 복잡했어요…ㅎ 뭔가 외워야 할 상수값들도 많고, 비슷한 듯 다른 계산들이 너무 많다고 해야하나? 다 닮아 있는 공식들이다 보니까 이 문제를 풀 때 어떤 방식을 적용해서 풀어야 할 지가 헷갈리는 것 같아요. 공부할 때야 내가 이 단원을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니까 그 단원에 나오는 공식을 적용해서 문제를 푸는데, 시험에서는 기 문제가 어느 단원의 문제인지를 모르니까 어라 이건 어떤 공식을 적용해야 하지 하면서 띠용함 그치만 여러분은 할 수 있어요 나보다 똑똑할 거에요

저 필기에는 안 나와 있지만 기말고사 범위에 분자 오비탈 모형이 있었는데요, 처음에 수업 들을 때는 이해가 하나도 안 돼서(사실 좀 졸아서 그런 것 같기도) 우왕 망했다 ㅎㅎ 하면서 그냥 들었는데 나중에 이해하고 나니까 오,, 재밌음 조금 그래서 다른 부분 공부할 때는 한숨 푹푹 쉬다가 분자 오비탈은 좀 그나마 재밌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ㅎㅎ 다들 약대 와서 분자오비탈 하세요~

약학수학은 중간고사 때는 제가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었고 기말고사 때는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이었어요. 중간고사 공부에는 모르는 내용이 너무 많았어서 정말 띠용하면서 공부했고 시험 칠 때까지 이해는 다 했는데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보면 어라?? 하는 정도였어요. 나름… 미적분은 고등학교 때도 필수로 하지만 벡터와 행렬은 필수가 아니었으니 벡터랑 행렬을 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싶었는데 시험에는 미적분이 우수수 나왔습니다… 사실 여기 나오는 벡터와 행렬은 처음 배우는 거기 때문에 난이도가 중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면 미적분은 정말 이 정도면 외계문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문제들도 많았어요 ㅎ 여러분은 약학수학 공부하게 되면 중간고사 때는 미적분 부분 열심히 공부하세요!!

이거는 중간고사 공부한다고 필기했던 부분인데 특이적분 저거 딱 봐도 하기 싫게 못생겼지 않나요 어떻게든 머리에 집어 넣고 시험을 치러 갔는데 결국 특이적분 문제는 제대로 풀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ㅎ 나중에 결과 보니까 10점짜리였는데 2점 받았나…? 아무튼 중간고사 범위는 정말 wow였어요 (나는 수학과에 온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깐 했었음)

근데!! 기말고사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약학수학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됐어요ㅎ 딱히 이유는 없고 기말은 중간 때 배웠던 내용들 + @로 모델링을 하는 게 메인이었는데 어떤 모델에서 어떤 방정식을 적용해야 하는지 열심히 외우고 문제를 많이 풀고 하다보니까 갑자기 완성되버림 사실 중간고사 때 약학수학을 생각보다 못 쳐서 기말고사 공부의 반을 약학수학만 했던 것도 있었는데 여튼 열심히 하면 뭐든 된다…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 해서 원하는 학교 가요 !!

이거는 기말고사 공부한다고 열심히 풀었던 노트인데 저렇게 딱 네줄로 풀려 있는 게 신기해서 가져왔어요ㅎ 보면 아시겠지만 벡터도 나오고 행렬도 나오고 무슨 1계 2계 방정식에 이것저것 다 섞여 있는데요, 저거 풀 때는 솔직히 약학수학이 재밌었어요 막 내가 풀었어 내가!! 이러면서 했던 것 같아요.

혹시 고등학교 때 심화 수학 수업을 들어서 벡터, 행렬이나 특이적분 이런 내용을 미리 알고 있다면 이 수업은 진짜 수월할 것 같아요!!

??????????????? 여기까지가 메인 전공 과목이라고 하면 다음 두 과목은 서브?ㅎ 왜냐면 시험이나 공부량의 부담이 적거든요

사실 부담은 적은 과목이지만 실습만큼 ‘내가 약대를 다니는구나’를 실감하게 해주는 과목도 없는 것 같아요. 일단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개인 실습복을 입고 수업을 하기 때문에 뭔가 오… 대박 이런 느낌 그리고 실습이 재밌어요!! 근데 보고서 쓰는 건 어렵지는 않은데 너무 길고 찾아야 하는 내용도 많고 해서 좀 지루하다 …ㅎ 그치만 시험 부담도 적고, 시험에 대비해서 공부해야 하는 양도 적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과목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