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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 재수한 사람의 수능장 얘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최원선 마스터
등록일 :
2023.11.02
|
조회 :
20,088
 이제 마지막이니 학습법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제 재수때 시험 봤던 걸 살짝 풀면서 수능장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국어에 대한 얘기를 중점적으로 할 것 같은데요, 제가 19학년도 국어 불수능때 현역이었기 때문이에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재수 수능장 얘기를 할 예정이에요.

저는 재수때 수능장 배정을 받으니 생각보다 특목고 애들이 몰려있는 곳이었어요.

이게 아주 제 멘탈을 크게 흔드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일단, 수능장에는 정말 일찍 갔습니다.

수능 당일날 아침에 5시 40분에 일어났습니다. 6시쯤 밥을 먹었어요.

(재수때 전날 잠이 왔냐고 물어보신다면 네 엄청요. 이게 2주 전부터 맨날 11시 전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10시만 돼도 몸이 졸리다고 난리였던 것 같아요)

혹시 본인이 아침밥을 안 먹는 사람이라면 수능 당일날 갑자기 아침을 먹으면 탈이 날 수 있으니 꼭 엄청 일찍 일어나서 드시거나 지금이라도 미리미리 먹는 습관을 기르세요.
생각보다 아침밥을 먹어야 뇌가 잘 돌아간다는 게 진짜 맞는 말입니다. 

무튼 아침 7시 20분쯤에 가서 미리 책상 다리도 맞춰두고 간식도 야무지게 까먹었어요.

화장실 위치도 파악해두고 차 마시면서 EBS 정리해둔 거 읽어보다가 7시 50분쯤 예열지문 하나 풀었어요.

예열지문을 풀 때 막힌다고 문제? ㄴㄴ 채점도 안 했어요. 그냥 단순 집중력 끌어올린다고 풀었습니다.

이게 아무리 말해도 본인이 경험하지 않고선 바꾸기 쉽지 않은데 정말 강조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맨 처음에 지문을 마주하면 생각보다 집중력도 약해서 안 읽힐 수도 있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럴 땐 본인이 자신있어하거나 쉬워하는 영역 가서 푸세요. 아님 문학 연계를 푸시든지.

다들 수능장에서 안 하던거 하지 말라고 루틴 지키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꼭 모든 걸 본인 루틴 그대로 하실 필요 없어요.

저 현역때 화작문 -> 문학 -> 독서 순으로 풀었는데, 그때 평가원이 화작문에 독을 풀어놨었죠(국어 1컷 80점 초반일 때).

그걸 학생들이 느꼈을까요? 아뇨 저는 단순 내가 못하는구나 싶어서 화작문에서 20분을 넘게 낑낑댔어요.

그때부터 이제 총체적 난국이 시작됩니다. 나한테만 어렵겠지 -> 컷은 그대로겠지, 근데 나는 화작문에 25분 걸렸다? 바로 멘탈이랑 하직인사 나눕니다.

실제로 이때 멘탈 한번 나가니까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와서 가장 긴 독서 지문 하나 버렸네요.


사실 19학년도 수능 전체 지문들이 정말 어렵다고 얘기하긴 힘들었어요. 그런데 왜 컷이 낮고 다 어렵다고 얘기한 걸까요?

화작문을 조져놔서 그래요.
그때 모두가 화작문 -> 문학 -> 독서, 혹은 화작문 -> 독서 -> 문학 이렇게 풀 땐데 항상 쉽게 풀리던 화작문에서 막힌다?

그게 이때 등급컷이 내려간 가장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현역때의 저처럼 되고싶지 않으시다면, 본인이 어려움을 느꼈다면 과감히 버리세요. 세상에 무조건 만점 받아야 되는 파트는 없고 무조건 쉽게 나오는 파트는 없습니다.

간혹 문학에서는 절대 틀리면 안 되는데, 선택에서는 절대 틀리면 안 되는데 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세상에 절대가 어딨나요? 그해 오답률 TOP10안에 선택이랑 문학 문제가 들어가지 말란 법 없습니다.
어려울 수도 있으니 ‘절대’란 생각은 갖지 않고 들어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말씀드린 것처럼 본인이 어려우면 모두가 어려운 거? 자만심이 아니라 정말 맞습니다.

모의고사를 몇번을 풀어보셨을텐데 무의식중에 어려움을 느끼는 건 정말 그해 난이도가 어려운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어려운 건 나만이 아니니 자신감을 가져라.
2. 제발 처음 읽은 지문이 어렵게 느껴져서 안 읽힌다면 다른 지문으로 넘어가라
3. 문학, 선택도 충분히 어렵게 나올 수 있으니 ‘절대’ 틀리지 말아야 된단 생각 버려라

또… 제가 국어 칼럼 쓸 때마다 말하는 것 같아서 입아프지만 제발 모르는 문제 나오면 쫌 넘어가라!!!!!

이 4가지만 지키셔도 국어에선 멘탈 나갈 일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저걸 현역때 느꼈기에 재수때는 별탈없이 정말 부드럽게 풀었던 것 같아요.

당황도 하지 않고 어렵네 싶으면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다 어려워 ~!~!~!~ 하면서 풀었던 것 같습니다.
막히는 지문, 좀 시간 많이 끌리는 지문 있으면 바로 뒤도 안 돌아보고 문학 연계지문 풀러 갔던 것 같아요 ㅋㅋ




아무튼 이러고 국어를 풀고 수학도 스무스하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은 어련히 잘 하실테니까 말씀은 안 드리나 하나만 말하자면 앞번호에서 막힌다고 절대 당황하지 마세요.

쉬운 4점짜리든 어려운 3점짜리든 막힌다고 멘탈 무너지지 마시고 그대로 패스하고 뒤에 있는 문제 푸세요. 시간은 널널합니다. 

나중에 뒤에 있는 문제들 다 풀고 돌아오면 어련히 기억 날 겁니다.

저는 17번(지금으로 따지면 한 8번, 9번 난이도 문제)에서 갑자기 막혀서 그대로 별표치고 뒤에 있는 문제들 풀러 갔던 것 같네요.

그러고 다 풀고 돌아오니 기억나서 풀었었습니다.

앞에서 막히지 않는 건 당연한 게 아니에요. 막힐 수도 있으니 멘탈 무너지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이 칼럼을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

바로 빌런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수능 본 반에서 답을 서로 맞추는 아이들이 존재했어요 ㅎ…

수학 끝난 점심시간에 제 앞에서 4-5명이 옹기종기 모여 수학 답을 19-21번까지 맞춰보는 게 아니겠어요?
저에겐 공부 잘한다는 인식 가득하던 특목고 애들이!!!!

근데 심지어 그 4명이랑 저랑 19-21번 답 다 달랐어요ㅎㅎ
그 결과 멘탈 바로 처참히 무너졌습니다.
김치볶음밥 먹는데 눈물이 막 날 것 같고, 작년에 포기한 학교가 떠오르고 그 학교도 못 갈 것 같아서 아무 말도 못하겠고 거의 눈물 젖은 밥이었네요.

당연히 안 하실거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답 맞추지 마세요. 그리고 남이 답을 얘기해도 그냥 비웃어주세요.

응 내가 맞고 네가 틀린 거야 ㅋㅋ

그치만 저때의 저는 이런 얘기를 들어보지 못해서 그냥 하염없이 망했단 생각만 머리에 떠돌고 점심시간에 아무것도 눈에 못 넣은 채 영어를 봤습니다.
(집중 하나도 못하다가 영어 듣기 1-3번 틀렸어요)

아시죠? 수능 과목들은 독립입니다. 앞에 있는 과목들 못 봤다고 뒤에 있는 과목 집중 못하고 날리는 게 제일 바보같은 짓입니다.


절대 저같은 짓 하지 마세용…


아무튼 이렇게 수능장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될 걸 얘기해드린 것 같네요.
뭔가 경험담과 함께 써야 더 경각심이 있을만한 일이 아닌가 싶어서 제 현역, 재수 수능볼 때를 끄집어 왔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은 저같은 행동 하지 않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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