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미 9월을 기점으로 수시 원서는 전부 다 접수하셨고, 이제 수능과 면접 대비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 면접 중에서도 자연계열 제시문 면접에 대해 많은 분들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서 오늘은 제시문 면접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지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제시문 면접은 4년제 종합 대학교 중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서 실시하는데요, 서울대학교 자연계열 같은 경우는 학과별로 차이는 있지만, 수학(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과학탐구영역에서 문제가 2~3문제 출제됩니다. 아무래도 창의성을 요구하는 풀이보다는 다소 어려운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풀어야 하는 만큼 ‘제시문 면접’에 방점을 두고 학습을 하기 보다는 수학적인 기본기를 갖추고 기출 문제 풀이 반복 + 구술 연습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주변에 서울대 구술 면접에 붙은 친구들은 항상 수학 백분위 98 이상이 나오거나 수리 논술을 대비하는 등 원래부터 수학적인 실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고려대학교 제시문 면접에서는 이와 달리 여러 개의 짧은 제시문(보통 (가) ~ (마))을 준 뒤에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개념을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제, 떠올린 공통 개념을 바탕으로 특정 제시문을 설명하는 문제, 떠올린 공통 개념과 연관된 자연현상이나 사회 현상을 찾는 문제 등이 주로 출제됩니다. 

계열적합전형 제시문 면접을 기준으로 설명드리면, 1차 서류 평가를 통과한 5배수의 학생들은 오후팀과 오전팀을 나눠서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을 보러 가게 되면 먼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에서 대기하다가, 순서 번호를 부여받게 됩니다. 이때 순서 번호를 부여받을 때 앞번호일수록 먼저 면접을 보게 되는데, 마지막 번호는 대기실에 들어간 뒤에 거의 4~5시간이 걸려서 입장하게 되므로 만약을 대비해서 간단한 군것질와 제시문 기출 문제, 학습 자료를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후 자신의 면접 순서가 되면, 약 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문제풀이실로 입장하여 앞에 코팅된 제시문을 보고 문제풀이를 시작하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제풀이실에 놓인 제시문에는 필기가 불가능하고, 따로 제공되는 종이에다가 자신의 답변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21분) 21분이 끝나면 면접관분들이 위치해 있는 답변실로 이동하게 되고, 7분의 제한 시간 동안 자신이 정리했던 것들을 면접관분들께 말씀드리면 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면접관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고 종이만 응시하는 등 차가운 태도를 보이더라도 절대 당황하지 말고 평소 연습했던 자신의 페이스대로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면접관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시면 물론 좋지만, 면접관분들은 기본적으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시는 경우가 많으므로 면접관분들의 표정에 신경을 많이 쓰시지 않는 것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실제로 고려대학교 제시문 면접을 대비할 때 했던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답변의 대략적인 ‘가이드 라인’을 미리 써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보셨듯이 매번 제시문의 내용은 달라지지만, 결국 물어보는 질문은 같습니다. (공통 개념을 물어보거나 공통 개념과 관련된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찾는 것) 물론 이러한 제시문 면접을 많이 연습한 분들이나, 질의응답 과정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아래와 같이 답변의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놓으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미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을 따라,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기에 효과적입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가이드 라인을 정리했습니다.

질문1: 제시문 (가)~(라)에서 공통으로 연상되는 개념으로 저는 “ ”을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 ”이란 ‘ ’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제시문 (가)는 ~~~~~~~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 ”으로 볼 때 제시문 (가)는 ~~~~ 한다는 점에서 “ ”이란 개념을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제시문 (나)는 ~~~~~~~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제시문 (나)는 (가)와 마찬가지로/(가)와 달리 ~~~~~ 한다는 점에서 “ ”이란 개념을 추론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다)는 ~~~~~~~~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시문 (다)는 앞에서 언급했던 제시문 (가)와 (나)와 마찬가지로 ~~~~~~한다는 점에서 “ ”이란 개념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2: 제가 질문1에서 답변한 내용인 “ ”과 연관된 사회현상/자연현상/수학개념/수학이론으로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지구과학 현상에서 ” “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 “입니다. 두번째는 생명과학 현상에서 ” “입니다.

또한 이러한 가이드 라인 외에도, 자주 나오는 키워드들은 약 50개 정도를 따로 정리해서 연습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출에서 나왔던 공통 개념인 상호 작용, 작용-반작용 등은 따로 적어서 영어 단어 외우듯이 암기해두었고, 이밖에도 연관되는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 등도 교과서나 제가 공부하던 수능 개념/기출 문제집에서 발췌해서 정리해두었습니다. 고려대 제시문 면접에서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이 범위가 과탐2과목부터, 가끔씩 자연 계열 면접에서 생활과 윤리, 확률과 통계 제시문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경우 충분히 제시문 안의 내용만으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자신이 배우지 않은 과목까지 학습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는 예시로 정리한 고려대 키워드들입니다.

(고려대 키워드 정리)

*평형:

열역학 제0법칙: 열적 평형 상태를 설명하는 법칙, 두 열역학계 A와 B가 열역학계 C와 열평형 상태이면, A와 B 역시 열평형 상태이다. 열평형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평형이라는 키워드와 관련이 있다.

화학평형 법칙: 일정한 온도에서 가역반응에서, 반응물의 농도 곱과 생성물의 농도 곱 비는 항상 일정하다 이때 반응물의 농도 곱 비에 대한 생성물의 농도 곱 비를 평형상수(K)라고 하는데, 평형상수는 일정한 온도에서 일정한 값을 가진다

*결합:

화학결합: 화학결합이란, 원자들이 하나의 집합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 또는 결합을 지칭. 공유결합, 이온결합, 금속결합으로 나뉨(원자들이 결합을 이루어 안정화되는 과정)

*순환:

혈액 순환: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동맥, 모세혈관, 정맥을 거쳐서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혈액순환이라고 한다(확산 설명:산소 농도가 높은 혈액에서 산소 농도가 낮은 조직 세포로 산소가 전달되고, 이산화 탄소가 상대적으로 높은 조직세포에서 낮은 혈액으로 이산화탄소가 전달됨)

*생산

중화반응: 산과 염기가 반응하여 물과 염이 생성되는 반응 중화반응에거 수소 양이온과 수산화 음이온이 만나 물을 생성하면 남은 비금속 음이온과 금속 양이온이 서로 만나서 염을 생성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언어로 제시문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고려대 제시문 면접은 제가 생각하기에 창의적인 답변을 요구하기 보다는, 이미 설정된 키워드를 찾아내는,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답이 존재하는 면접입니다. 그러나 키워드를 찾았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각 제시문 간의 연결고리, 그리고 ‘왜’ 그 키워드로 제시문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잘 풀어내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 수 있지만, 실제 면접이라고 생각하고 대답하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녹화해서 보고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수능과 면접 동시에 챙기시느라, 바쁘시겠지만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제시문 면접에서 좋은 점수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이번에 서강대 지원하신 지원자분들도 꼭 좋은 결과 거두셔서 서강대에 입학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