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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전공 바꿔도 될까?

이름 : 최용수  스크랩
등록일 :
2020-05-02 14:11:16
|
조회 :
12,220

 아마 3학년이 되고 많은 학생들이 학종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그 동안 진학하기를 희망했던 과에서 다른 과로 지원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이미 희망 전공(지원할 예정인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한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3년 동안 하나의 전공만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더라', '중간에 희망하는 전공을 바꾸면 불리하다더다'와 같은 근거 없는 카더라가 돌아 다닙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희망 전공을 바꾸는 것에 따른 마이너스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먼저, 많은(확실치 않아서 많은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거의 모든이라고 보셔도 무방할 것 입니다) 대학에서는 이미 '전공을 바꾸고 말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 꿈 혹은 희망 전공이 바뀌었는 지만 잘 설명하면 된다'고 수십차례 안내하고 있습니다.

 

 '에이, 저건 그냥 공식적인 말이니까 저렇게 말하는 거 아니야?'라고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 제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저는 희망 전공을 3번 바꿨습니다. 1학년 때는 정치외교학과를 희망했고, 2학년 때는 영어영문학과와 정치외교학과를 동시에 준비했고, 3학년 때는 경제학과를 희망했고, 실제 수시 원서를 쓴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연세대 경제학부', '고려대 경제학과', '한국외대 LD 학부' 모두 서류에 합격했고 최종적으로 연세대 경제학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자유전공은 논외로 하더라도 3학년 1년 간 준비한 경제학과에서도 2전 2승을 거뒀고, 1년 반 정도 준비한 정외과(LD 학부는 정외와 성격이 유사합니다!)에서도 1전 1승을 거뒀습니다 :)

 

(저는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했기에, 수능이 끝나고 면접이 있는 전형만 써서 4개 대학밖에 지원하지 못해 많은 예시를 들어드리지 못한 점 양해부탁 드립니다)

 

3학년 1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 생기부에는 경제라는 글자조차 거의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있던 것이라고는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라는 책 한 권만이 올라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럼 정말로 전공을 막 바꿔도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희망 전공을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중요한 것은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전공을 3번 씩 바꿨지만 한 가지 흐름은 유지해왔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에 '케인즈가 자유 방임주의를 대체했듯, 저 역시도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학자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했는데요 :) 이문구가 자소서뿐 아니라 제 생기부 전 영역을 드러낼 수 있는 문구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3년 간 신자유주의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 (특히 노동자)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생각을 생기부에 녹여냈습니다.

진로희망 사항 역시 정치인(1학년), 국제노동기구(ILO) 소속 노동 경제학자(3학년)으로 기재했고

독서활동 역시 사회 시스템의 모순, 빈곤, 사회 갈등, 정치와 관련된 책들을 주로 읽어 왔습니다.

이를 제외한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에서도 비슷한 주제로 제 꿈을 구체화시켜왔고, 그 방향성이 정외과에서 영문과 그리고 다시 경제학과로 조금씩 달라진 것입니다.

 

저는 '내가 어떤 학과를 가고 싶은가'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들어내는 것이 생기부라고 생각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이 학생이 어떤 과를 지속적으로 희망해왔지?'보다도 '이 학생이 어떤 고민과 사고를 거치며 성장해왔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위와 같은 활동들이 거짓되게 이루어져서는 절대 안되고, 자신에 대한 진지한 탐구 끝에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저는 생기부로 장난질하고, 생기부로 주작치시는 분들을 정말 혐오합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님들은 절대 그런 행위 하지 마시고 매 순간에 진심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독서 한권 쯤은 그냥 올려도 되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은 제발 집어치워주시기 바랍니다..)

 

 

또, 막상 대학에 와보면 여러분이 나름 준비해왔던 전공 지식은 정말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실 수 있습니다 :)

물론 제가 아직 첫 학기도 마치지 못한 처지이긴 하지만 저는 제가 경제학과에 와서 하루 종일 수학 공부만 하고 있을 지 정말 몰랐습니다ㅋㅋㅋㅋ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 과에서는 이걸 배우겠지?'와 '실제 그 과에서 배우는 내용'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니 너무 희망 전공에 맞추어 모든 활동을 하려하지 마시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자아 정체성을 생기부에 깊게 담아내시길 바랍니다 :)

 

 

<글이 읽기 힘든 분들을 위한 세 줄 요약> 

1. 희망 전공은 바꾸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D

2. 그러나 생활 기록부 내에 일정한 흐름이 있으면 좋다!

3. 양심을 버린 채 생기부에 장난질 하는 분들은 대학에 갈 자격이 전혀 없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어떤 질문이던 진심을 환영합니다 :) 지금도 힘든,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 더 고생해야할 고1~3 후배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했고, 나름의 다이나믹한 수험생활을 보냈습니다. 수험생활, 수시, 정시, 연세대학교, 공부법, 인강 어떤 질문도 모두 환영하며 모든 수험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 최용수
    멘토

    연세대

    최용수 멘토

    • ○ 연세대 경제학부 20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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