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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2주 남은 시점
- 등록일 :
- 2025-10-30 12:28:58 |
- 조회 :
- 8,784
수능이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왔네요. 이 시기엔 누구나 마음이 불안하고, 공부를 해도 잘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죠. 저도 작년 이맘때 그랬습니다.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국어는 5개년 기출을 풀며 흐름을 다듬었어요. 새로운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출을 통해 출제 경향을 다시 정리하면서 평가원의 출제 방식에 대한 감을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수학은 실모를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풀었어요. 한 문제라도 더 많이 접해보자는 생각으로요. 영어는 기출을 다시 보기보단 실모 위주로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생명과학Ⅰ은 하루에 1~2개 정도 실모를 풀었고, 수특·수완 선별문제(백호쌤)를 반복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N제를 다시 풀며 보완했어요. 화학Ⅰ은 실모를 간간히 풀며 감을 유지했습니다.
수능을 20일 남겨두고 나면, 집중이 흐트러지기 쉬운 시기입니다. ‘이제 지쳐서 공부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이걸로 충분할까’ 하는 불안이 커질 수도 있어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특히 2주 남은 시점에서도 실모 풀 때마다 한 문제씩 왔다갔다 하는 생명과학이 저를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실모를 자주 풀며 비생산적인 불안감을 떨쳐내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니, 꼭 실모를 많이 풀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공부 리듬을 잃지 않는 겁니다. 불안하다고 손을 놓기보단, 지금까지 쌓아온 공부 루틴을 최대한 유지하세요.
이 시기엔 컨디션 조절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불안하다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 무리해버리면 시험 당일날 집중력이 따라주지 않아 실수가 많아질 수 있어요. 공부 많이 헸는데 컨디션 때문에 망해버리면 아깝잖아요. 적당히 휴식하면서 공부해주세요. 저도 원래는 6시간 자던 것을 이 시기엔 7시간으로 잠 시간을 늘렸어요. 한 시간 더 자는 것 뿐인데도 정신이 정말 맑아지더라구요.
또 이랬다고 완전히 퍼져서 쉬시지 마시고, 공부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휴식을 하세요. 잠을 충분히 자고, 평소처럼 문제를 풀고, 익숙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뭐 거창하게 패턴을 바꾸라는 게 아니고 여러분이 지금까지 반복해온 하루에 휴식 한 스푼 하라는 의미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컨디션 조절‘에는 생체시계 관리 역시 포함되어 있는데요, 수능 당일날 8시 10분까지 입실이 원칙이긴 하나, 일찍 가서 마음을 다스리고 머리를 깨우는 시간이 필요하니 7시 10분까지는 도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또한 수면 관성을 이겨내고 완전히 뇌를 각성시키는 데엔 2-3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앙값 2시간 반으로 잡았을 때 수능 시작 8시 40분에서 앞으로 감으면 6시 10분이고.. 맨날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당일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하면 잘 안되겠죠? 2주 남은 이 시점부터 늦어도 12시엔 침대에 누우시고 늦어도 6시 반에는 기상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수능 당일 고사장에 도착하여 여유시간 1시간 가량 동안 무엇을 마지막으로 볼지 고민해 보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저는 당일날까지도 생명과학이 불안했기 때문에 유전 문제 몇 개를 가져가서 빠르게 풀어봤습니다. 그 이후 1교시가 국어이니 사고의 정지 없이 국어 지문을 읽고 정보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 상태로 머리를 세팅하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국어 지문 3개 정도를 선별하여 프린트 해 가져가서 시험 시작 전까지 반복적으로 읽고 또 읽었던 거 같아요. 불안하다고 굳이굳이 어려운 거나 처음보는 거 가져가서 풀다가 안 풀려버리면 멘붕올 수도 있으니 익숙한 거 가져가세요. 당일날 가져가는 것은 실력향상용이 아니라 심신안정용입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아직 덜 됐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초조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자신을 믿은 사람들은 결국 시험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반대로 불안감에 휩쓸려 루틴을 놓아버리면,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능날 아침, 고사장 입구에서 정말 많은 수험생들을 봤어요. 응원 나오신 선생님들도 계시고, 어떤 학생들은 부모님 품에 안겨 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분위기 타서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아빠 말로는 안그러던 애가 갑자기 안아달라해서 당황했다고 하시네요. 무튼 그때 긴장감 맥스고 찍었는데 막상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마치 다른 장소에서 모의고사를 치르는 느낌이었죠. 특히 국어 풀고 나선 그냥 집 안바닥이 돼서 수학이고 나발이고….작년 국어가 또 유난히 쉬웠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해요. 긴장 너무 풀지 마시고, 고사장에서 마음 다스리는 건 빠르게 다음 칼럼으로 들고 오겠습니다.
수능이 끝나면 분명 그간의 고생이 끝났다는 해방감이 밀려올 거예요. 저도 시험을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그 시간을 견디고 있는 여러분이 정말 대단합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고, 지금껏 달려온 자신을 믿으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남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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