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법] 재수 고민,재종반생활 A to Z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윤지훈 마스터
등록일 :
2021.12.13
|
조회 :
3,130
안녕하세요! 
조금 늦었지만, 수능을 치른 모든 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이 시기에 많은 분이 재수에 대해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재수라고 하면 보통 안 좋은 것들만 떠오르죠.
학원비, 재미없는 삶, 남들보다 1년 뒤처짐, 그리고 성적 향상에 대한 보장도 없으니 재수를 결정하기가 마냥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그리고 재수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드리고자 저의 재수 생활 얘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D

우선 간략히 제 소개를 해볼게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소위 말하는 공부 안 하는 애였어요.
현역 수능 등급이 국수영탐탐 46345였으니 노베이스라고 해야겠죠. 이 상태에서 재수했고 수능에서 한국사를 제외하고 13등급이 오른 성적을 받아 정시 전형으로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다음으론 재수를 결정하기 전에 가지는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Q&A로 이어가 볼게요.

Q1) 재수를 결심한 이유?

A) 저는 자존심이 강한 편이었어요.

비록 중2~고3까지 공부를 안 하긴 했지만
초등학교 때, 중학교 1학년 때까진 전교 최상위권이었습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나는 적어도 ~대학교 이상은 가야 한다는 생각이 박혀 있었어요.
성적 향상에 대한 자신감도 강하게 있었구요.
그래서 수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부터 재수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형편없는 수능 성적에 당연히 부모님이 반대하셨고, 저는 알바를 해서라도 혼자 재수를 하려고 했어요. 결국 나중에는 부모님이 정말 해보겠다면 좋은 환경에서 제대로 하라며 재수학원에 보내주셨습니다.
(사실 혼자 재수하긴 막막했고, 또 평소에 대형학원에 다녀보는 것에 로망이 있었는데 ㅎㅎ.. 부모님 덕에 기쁜 마음으로 재수를 시작하게 됐네요)

Q2) 재수를 하면서 드는 총비용?

A) 재종반에 가느냐, 독재학원을 가느냐, 아니면 학원에 다니지 않고 독학 재수를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에요. 또, 학원을 언제부터 다니냐에 따라서도 다르겠죠?
재종반의 경우엔 학원비, 급식비, 생활비 다 합쳐서
넉넉잡아 매달 200만 원 정도 아닐까 싶어요.
학원비 말고도 책값, 학원에서 하는 특강 수업료 등에서도 비용이 발생하니깐요.

Q3) 재수를 하면 성적이 많이 오를까?

A) 제가 재수하면서 있던 학급의 인원이 총 50명 정도였고, 최하위권 성적대 학생들만 있는 반이었어요. 평균 입학 성적이 4~6등급대라고 들었어요.
(딱 한 명이 성적표 미제출로 이 반에 배정받은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원래 평균 등급이 1~2등급이라고 해요)
수능이 끝나고 학원 담임 선생님을 찾아뵈어 들은 얘기로는, 원래부터 잘했던 그 친구가 제일 잘 가서 고려대를 갔고, 그다음으로 잘 간 사람이 저라고 하셨어요. 
그 다음으로 잘 간 사람이 인하대를 갔다고 해요.
제가 있던 반에서는 성적이 생각보다 안 오른 사람들이 과반수였던 것이죠.
상위권 반의 경우엔 어떨 지 모르겠네요.

Q4) 재수를 하는 1년은 재미없고 암울한가?

A) 완전히 케바케입니다.
제 경우에는 같은 반에서 동갑, 형, 누나 다 포함해서 6명의 친구를 사귀었고, 반이 다른 친구도 4명 정도를 사귀었어요. 쉬는 시간에 옥상 가서 놀기도 하고, 주말엔 나가서 밥도 같이 먹고, 모의고사 끝나고는 한 번씩 PC방이나 노래방도 갔어요.
할 일 충실히 하다가 한 번씩 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한 거죠. 저는 고등학교 생활을 1년 더 한 것처럼 1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반면, 어떤 이유로든 학원에서 친구 없이 지낸다거나 독학 재수를 하는 경우엔 많이 외롭고 지칠 것 같아요.
재수 초기에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학원 밖에서 
너무 외롭고 힘들다고 울면서 전화하던 여성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Q5) 독재 vs 재종반, 재수학원을 고르는 기준?

A) 저희 집은 부유한 집안은 아니었기에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학원비였습니다.
또한 현역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이 매우 안 좋았기에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학원은 갈 수 없었어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독재학원도 고민을 해봤는데요. 기초가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독재나 재종이나 기숙이나 결국 성적은 학원이 아닌, 본인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공부만 하면서 1년 혼자 보내는 것은 심리적,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 거예요.
그런 면에서 재종반에 간 것에 지금까지도 후회가 없습니다. 독재학원이나 독서실에서 재수했으면 확신컨데 저는 경기권 대학도 못 갔습니다.

다음으론 홈페이지에서 선생님들의 이력을 알아봤는데, 이건 다들 알아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수학 선생님이라면 수학교육이나 수학을 전공한 경험 많은 선생님이 잘 가르치실 확률이 높겠죠?

그리곤 학원에 직접 방문해서 화장실, 교실, 의자와 책상 등 시설물들을 직접 보고 체험해봤어요.
처음으로 방문한 메가스터디 학원이 괜찮길래 바로 결정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약 1년간의 재수학원에서의 삶을
들려드리려 해요. 여러분들이 상상한 삶과 비슷할지 모르겠네요.

<재수선행반, 가야 할까?>
저는 재수선행반은 등록하지 않고 3월부터 하는
재수정규반에 등록을 했어요. 친구들은 이제 20살이라고 놀러 다니는데.. 1월부터 선행반에 가서 공부하면 너무 현타가 올 것 같았거든요.
여러분들도 재수를 결심했다면 열심히 놀고 3월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해요!

<재종반에서의 일과>
정규반 수업 첫날엔 병원 치료 때문에 늦게 등원하게 되었는데요. 아침엔 사물함을 배정해 주고 교재와 학습플래너 등을 나눠준 듯 합니다.
교시마다 선생님들이 들어오셔서 자기소개, 현실적인 쓴소리를 해주셨어요.
"여기서 인서울 몇 명이나 할 것 같냐?"
드라마나 영화 속 재수학원에서 꼭 나오는 멘트죠.
(다들 가볍게 넘겨듣지만 돌아보면 팩트라는 점..)

첫날을 제외하면 종강 때까진 학원 생활이
거의 동일해요.
[7시 반까지 등원 -> 영단어 테스트 -> 수업/쉬는 시간 -> 점심 식사 -> 양치/쉬는 시간 -> 영어듣기 -> 수업/쉬는 시간 -> 자습 -> 저녁 식사 -> 양치/쉬는시간 -> 자습하다 22시 하원]

<친구 관계 및 연애>
학원 생활 초반부는 친구를 사귀기 수월할 때에요.
저의 경우엔 저와 짝이던 친구가 먼저 말을 걸었고,
사교성이 좋은 그 친구가 계속해서 다른 친구를 만들어 왔네요. 그 후론 다른 친구의 친구와 친해지는 식.
"나는 재수할 때 친구 안 만들고 공부만 할 거야!"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 많죠.
하지만 제 생각에 그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공부에 방해되는 친구만 아니라면, 친구를 사귀는 것이 학원 생활과 공부를 더 즐겁게 해주니깐요.

또, 재수학원 알아볼 때 남녀분반/합반에 대해서도 많이들 알아보실 거예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기거나 연애를 하게 되면
공부에 집중이 잘 안 되거나, 공부할 시간을 뺏기겠죠.
제가 다닌 학원은 분반인 줄로 알고 있었으나, 막상 가보니 합반이었어요.
사실 분반이나 합반이나 결국 탐구 수업과 논술 수업 땐 이동수업을 하므로 남녀가 같이 수업을 듣게 돼요. 
실제로 남녀가 가까워질 수 있는 구조는 별로 좋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학원에서 연애는 금지된 사항이지만 몰래 연애하는 경우가 매우 잦았어요.
저 또한 학원에서만 2번의 연애를 했구요..!

<모의고사 및 특강>
메가스터디 학원에서는 매달 모의고사도 보고,
선생님마다 분기별로 특강 수업도 진행하셨는데요.
모의고사는 난이도가 적당히 어려워서 평가원 모고와 수능 대비로 적절했고 현장감에 익숙해지기에도 좋았습니다.
특강은 수강료를 따로 내고 자습 시간에 듣는 수업인데, 정규수업에서보다 높은 퀄리티의 자료들로 수업하기에 부족한 과목의 실력을 보완하기 좋았습니다.

<외출 및 조퇴>
학원에서 12시간을 넘게 지내다 보면
외출을 해야 할 일도 있고, 아파서 조퇴를 하고 싶은 경우도 있겠죠.
외출 및 조퇴는 항상 부모님과 통화 뒤에 시켜주셨고, 정규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매일 정기조퇴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수업 및 멘토링>
선생님마다 수업의 퀄리티 차이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학원마다도 다르겠죠.
또한 과목마다도 수업이 도움이 되는 정도도 꽤 크게 달랐습니다.
수학과 영어의 경우엔 기본을 다지기엔 수업의 도움이 컸고, 나머지 과목은.. 수업보다는 각자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나, 해당 과목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게 생기면 정해진 시간에 선생님께 찾아가서 질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원에 대학생 멘토링 시간도 있었는데,
학원에 다녀서 연고대~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시간입니다.
솔직히 큰 도움이 되진 않았네요.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한 재종반의 모습과 크게 다를 건 없죠? 학원마다 상이하겠지만 대부분의 재종반이 이러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재수를 한 1년이 제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로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첫 공동체 생활에서 잘 적응해 나갔고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으니깐요.
반면, 친구 중에 재수해서 실패한 친구들은 그 시간을 날려버린 1년이라 말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재수는 그 결과에 따라 누구에겐 복이 되고
누구에겐 그저 돈과 시간 낭비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수해서 성공하면 평생이 달라질 수 있는 반면, 재수의 실패로 잃은 돈과 시간이 평생을 발목 잡진 않습니다.(n수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재수는 누릴 수 있다면 누려야 할 또 한 번의 기회입니다. 
다만, 재수해서 성적이 크게 향상되는 경우는 드물기에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부 전략 중 하나는
1년의 기간 동안 남들에 초점을 맞춘, 남들이 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 본인에 초점을 맞춘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집이 유명하다더라", "어떤 강사 인강이 좋다더라"와 같은 남들이 짜주는 공부 말고,
본인이 공부가 된다, 실력이 느는 것 같다고 체감이 되는 공부를 하셨으면 합니다.

부디 재수를 결심한 여러분에게도 그 1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

재수 관련해서 궁금한 점 있으시면
뭐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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