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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 제주대 말 실습 기록 (7)_끝

경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지은 마스터
등록일 :
2025.08.25
|
조회 :
10,263
안녕하세요 ?? 
제때 제때 기록해 두지 않으면 잊어버리기도 하고, 이렇게 가볍고 읽기 쉽게 정리해두면 추억 회상하기에도 좋아서, 여러분들께 수의대생 실습도 소개드리고 싶어서 시작한 제주대 실습 시리즈인데 벌써 마지막이에요
칼럼과 함께 제 추억과 방학을 떠나 보내는 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아무튼 17일 차부터 시작합니다

17일 차

어제 저희가 퇴근하자마자 응급으로 산통마가 내원했대요
바로 수술 진행하셨다는데 못 본 게 어찌나 아쉽던지 ...
(택시를 5분만 늦게 잡았어도 !!!! 저희 놀으라고 연락 안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산통이 말 사망률 1위라고 하잖아요
산통에서도 살아남는 말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보고 가네요

이 말은 내원 당시에 왼쪽 대결장이 오른쪽으로 변위되어 있었다고 해요
바로 개복해서 장 정복하는 수술 진행하셨고 입원해있는 말을 저희는 오늘 아침에 만나게 된 거에요

수액, 항생제, 위 보호제 등등 입원 관리하시는 걸 보고 도왔어요
막 나중에는 수액 8개인가 달았는데 그것마저 멋있어 보이는 거 있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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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통으로 인한 장 손상으로 내독소혈증이 생기면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 합병증이 제엽염이래요
(왜 하필 제엽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대요)
제엽염 예방 외에도 혈액량 보충, 전해질 불균형 교정, 장운동 회복 등의 이유로 수액 처치를 계속 진행했어요

하루에 3번 수액 처치를 했는데, short catheter에서 extended catheter로 변경하셨거든요
차이점에 대해 간략히 적어 볼게요

# short catheter
- 응급 시 빠른 확보
- 단기간 투여
- 대량 수액을 장시간 주입하면 쉽게 혈관염, 혈전 발생
- 카테터 빠짐, 손상 위험 높음

# extended catheter
- 장시간 수액 요법
- 경정맥 깊숙이 위치 -> 혈류량이 많아 대량 수액 투여에 안정적
- 혈관 지극, 혈전 위험 적음

아니 그리고 이 친구 보니까 계속 windsucking 하는 거 있죠
저 사진에도 벽에 입 대고 있는 거 보이시죠
벽 모서리나 막대기를 입으로 물고 공기를 들이 마시는 ? 꺽꺽 소리 내는 말의 나쁜 습관인데요
심심해서 저러기도 하고 다른 말이 하는 거 보고 따라하기도 한대요
근데 저렇게 자꾸 공기를 들이 마셔서 colic이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하지 말지 ㅠㅠ 계 ~ 속 하더라고요
야 너 그러다가 산통 재발한다 ~;;

그러고는 점심 시간에 저번에 연락 드렸던 원장님을 뵀어요
다양한 얘기를 들려주셨는데, 참 마음 몽글몽글해지고 따뜻해지던 시간 ... 원장님 감사합니다

원장님 뵙고 와서는 말들 산책 시키고 등목도 시켜줬어요
저번에 처음 말 산책 시켰을 때보다 제가 말 다루는 거에 좀 여유가 생긴 거 같다는 말을 들어서 기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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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아 ~ 잘 있지 ?
애들 산책 시키고 씻기다 보면 시간이 왜 이렇게 잘 가나 몰라요
다 하고 나니까 저녁 밥 줄 시간이 되어서 밥 주고 퇴근했어요

18일 차

어제는 안정화를 위해 금식했는데 오늘은 조금씩 밥을 먹기 시작한 산통마 마이스위트서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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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마시쪄 ~~~
엄청 잘 먹더라고요 얼마나 배고팠을까 !! 귀여웠어요
왜 물에 말아주시지 ? 궁금해서 여쭤보니 목넘김이 부드러우라고 물을 조금 부어서 주셨대요

덕분에 알게 된 것 : 말이 물 마시는 방법
와 말은요 물에 입을 담그고 (?) 우리가 빨대 마시는 것처럼 빨아 마셔요
바로 옆에서 말 물 마시기 asmr 들으니까 재밌었어요

밥 먹고 가벼운 산책도 해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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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은 동공이 수평으로 길게 동그란 모양이에요
타원형 비슷한 ?? 신기하죠
사람이랑 개는 동그랗잖아요 ㅎㅎ

여기서 또 깜짝 퀴즈
말이 시력이 좋을까요 개가 좋을까요 ~ 말 vs 개
정답은 댓글로 알려드릴게요 ㅋㅋㅋ

그러고 오늘은 조마삭 운동을 시켜봣어요
원형 운동인데 이거 볼 때는 걍 줄 잡고 있으면 말이 다그닥 다그닥 달리는 ... 간단한 운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역시 보는 거랑 하는 건 달라 ...
겁나 어려웠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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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소리로 다루는데 처음 내보는 소리를 크게 내는 것도 어렵고, 말이 달리는 거에 맞게 줄을 당기고 늘리는 것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답니다
그러고 오늘도 애들 등목 시켜주고 밥 주고 퇴근 !

19일 차

입원마 관리 외에는 다른 진료가 없었어요
제염염 생기지 말라고 다리랑 발굽에 시원한 물도 뿌려주고요
어제부터 계속 뿌려서 혹시나 발굽이 무를까봐 물 뿌리기 중단하고 아이스팩을 감싸 주기도 했어요

직접 위 보호제를 주사기로 경구 투여 해주기도 했는데 말이 삼키는 타이밍이랑 주입하는 속도를 제가 못 맞췄나봐요
입에 다 넣어줬는데 무슨 흘리는 게 반이야 흑 ㅠ ㅋㅋㅋㅋ
다음에는 천천히 쏴줘야겠다 ...

그러고 마지막인 게 아쉬워서 병원 말들한테 간식도 많이 주고 많이 만져주고 사진도 찍고 인사하고요
수료증 받고 저희도 선생님들께 가벼운 간식 선물 드리고 이야기하고 인사하고 그랬어요

아 ! 그러고 있었는데 산통마 한 마리가 내원했어요
초음파로 확인해 보니까 결장에 가스가 많이 차있는 상태였고, 직장 검사하면서 분변 제거해 주었고 직장 검사 결과도 가스가 많이 차있다 였어요
비위관 삽입하여 위 내강 씻어줬고 장 내 윤활제 역할을 하는 미네랄 오일을 투여하였습니다
그러고 다음 날까지 지켜본다고 하셨어요
미네랄 오일 넣는 것까지 볼 수 있었던 알찬 실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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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 참 정들기에 충분한 시간 ... 아쉬웠어요
15일은 빨간 날이라 출근을 안 해서 14일을 마지막으로 4주 간의 제주도 실습이 끝났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2025년 8월 15일 광복절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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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등산까지 야무지게 하고 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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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동안 만났던 모든 말들아 건강하게 잘 살아 ~

저의 긴긴 실습 기록을 읽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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