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국문학과를 지망하는 고3 입니다. 우선 수강평을 등록하기에 앞서 실명을 밝히는 점이 다소 낯간지럽네요ㅎㅎ ... 저는 지금까지 학교 선생님들이 진행하시는 문학 수업의 커리만 약 1년 간 따라왔습니다.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나눠 매주 꼬박 3~4시간 정도의 수업시간을 7개월동안 진행했으니 아마 90시간 정도 되겠네요. 문학 선생님 두 분 모두 나름 내로라하는 실력을 가지고 계셨고, 늘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셨습니다. 하지만 분명 내신 시험에 들어가는 작품을 다룰 때는 그런 듯 하였으나, 내신 산출이 끝난 뒤에는 무언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저의 수업 태도였습니다. 내신이 끝났다는 안도와 함께 저는 평생 자본 적 없던 문학수업에서 졸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긴장이 느슨해졌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이는 마찬가지였죠. 7월부터 9월까지의 문학수업에서 단 한 번도 집중하지 못했고, 그 심각성또한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10월, 수시가 모두 끝났고,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인식했습니다.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문학 교과서에 뻥뻥뚤린 빈 페이지들을 발견했습니다. 허겁지겁 ebs강의를 찾아 하나 둘 들어보기 시작했지만, 한 달안에 그 모든 강의를 다 듣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강의의 질도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ebs 문학 강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나, 시간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과목을 포기하고 문학만 공부한다면 가능한 분량이었으나, 그 전에 저는 수능 전 과목을 치뤄야 하는 수험생이었으니까요.) 그 때 엄선경 선생님을 만났고, 강의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오분도 되지 않아 저는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첫째는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이것만 들으면 문학 만점`과 같은 허황된 희망을 내미는 것이 아닌 `엄선경의 수업+너의 노력`을 강조하셨던 것이고, 둘째는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이 10월 22일, 저는 하루에 서너시간을 투자해 지금까지 수능완성 전체, 수능특강 약 90퍼센트를 완강하였습니다. (11월이 되기 전에 문학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본래 강의의 속도보다 더 달렸습니다. 이 강의를 일찍 접한 다른 학생들은 강의의 참된 맛을 위해 천천히 따라오는 걸 추천합니다. 이 점은 저도 다소 안타깝습니다.) 모두 약 60강 정도의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내내 저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수험생활에 치여 그동안 조금은 잊고 있었던 문학의 재미와, `내가 왜 국문학과를 지원하게 됐더라?`하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었습니다. 정답만을 위한 문학 공부를 하던 10개월이 제게서 가져갔던, 그 애정을 되찾았습니다. (곧 수시 1차합격 뒤 준비할 면접 대비에도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지만, 이 말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제가 태어나 처음 남겨보는 수강후기 입니다. 그 영광과, 감사를 엄선경 선생님께 받칩니다. 얼굴도 모르는 인강수강 학생들을 위해 (또한 질 높은 수업을 받을 지방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강의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바쁘실 테지만, 저의 수강후기가 선생님의 노력에 자그마한 보답이 되었으면 합니다. 국문학과에 입학하게 된다면 선생님 같은 분의 마인드, 저도 꼭 따라가겠습니다. 무비국어, 엄선경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