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캠페인

모든 것을 제자리로

이름 : 백준호  스크랩
등록일 :
2020-11-25 04: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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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4,637

 

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메가스터디 16기 장학생 백준호입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뼛 속까지 서리는 추위가 저의 지난 수능날들을 상기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이 춥네요. 여러분들도 건강에 유념하여 공부하셔야겠습니다.

 이번 칼럼은 지난 칼럼에서 예고했듯이 수능날을 위한 칼럼을 쓰려고 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저는 수능날에 어떻게 대비했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예비소집일날부터 수능날까지 어떤 준비를 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9년 11월 13일 수요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D-1

 

 수능 전날은 예비소집일날입니다. 이 날은 수험표를 받기 위해서 학교에 가야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수능을 응시원서 접수를 진행했던 제 모교에 찾아갔습니다.

(너무 일찍 가서 좀 기다렸던게 기억이 납니다.. 10시쯤부터 수험표를 배부하니 참고하세요!)

재수 때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을 수능 전 날에 모교에서 만났던 기억이 나, 삼반수인 올해는 최대한 

일찍 학교에 찾아갔습니다. 일찍 간 탓인지 아니면 삼수까지 한 친구들이 없어서 그런지 

아는 얼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인지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인 기분이 들어 

조금은 씁쓸했지만, 이내 아무도 안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비소집일 날은 혼자인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혼자인게 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는 수험생 여러분들도 예비소집일날만큼은 최대한 친구와 안마주치거나, 

만나더라도 간단한 인사만 하길 바랍니다.(친구와 연락이나 커뮤니티도 안하는게 좋습니다.)

 

 수험표를 받기 위해 학교 행정실로 향하는 와중에 '동대전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보길 마음 속에서 바랐습니다. 앞서 말한 학교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현역 때 수능을 치른 학교입니다. 다시 한번 현역 때 봤던 학교에서 수능을 보고 싶었습니다. 과거에 안좋은 결과를 냈던 곳으로 돌아가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실력을 가진 내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행정실로 들어가 수능 수험표를 받기 위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수험표를 받자마자 씩 웃음이 났습니다. 시험장소에 '동대전 고등학교' 란 글자가 보였기 때문이죠. 해낼 수 있으리란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험표를 받고 학교 옥상에 법당을 바라보았습니다. (고등학교가 불교 학교여서 법당이 있었습니다.) 현역 때 수능을 보는 학생들을 모두 법당에 집합시켜, 법사님과 교장선생님께서  '부처님께서 수능날 차분하게 실력 발휘하게 해주실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무교인 저도 그때는 그 말씀에 기대고 싶었던게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 기억에 잠시 재밌다고 생각했습니다. 삼반수를 거친 저는 제 점수를 신에게 부탁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저 나를 믿을 뿐이었습니다. 수능 전날에는 여러분도 스스로를 믿는 태도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올라가거든요.

 

 수험표를 받고 저는 바로 동네 내과에 가서 수액을 맞았습니다. 수액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차분하게 휴식을 취했습니다. 수액을 맞은 뒤 몸과 마음이 편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시험을 치르는 고사장에 갔습니다. 수험번호를 토대로 내가 시험을 치르는 고사실은 어딜까 생각하고, 고사장 입구나 구조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본 뒤 바로 학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여러분들도 예비소집일날에 고사장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수능날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사장도 확인했겠다, 마음 편하게 마지막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수능 전날엔 수십번 분석한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다시 분석하면서 출제경향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본 모의고사들(사설 포함)을 바탕으로 만든 실수 노트를 점검했습니다. 빼곡히 채워진 실수들을 바탕으로 더 정교해진 실력을 얻은 삼반수이기에 수능날에도 꼭 다시 실수노트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국어 연계 분석 교재 중에 중요한 작품을 커터칼로 잘라 수능장에서 읽을 연계 자료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사님들이 뽑아주신 예열지문을 미리 분석했습니다. 수능장에서 예열지문을 처음 보면 긴장되어 글이 더 안읽히기 때문에 예열지문은 꼭 미리 보고 수능장에 가시길 권합니다.

 

 자 정말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학원쌤들에게 응원을 받고 여느 때처럼 달을 보며 집으로 귀가했습니다. 그리곤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역시 수능을 많이 경험해봤지만, 전날엔 잠을 청하기 어렵더라구요. 지난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수면 호흡을 하면서 겨우 잠에 들었습니다.

 

2019년 11월 14일 수요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D-day

 

 수능날 아침엔 6시 20분즈음에 일어났습니다. 아침엔 졸려서 좀비가 될 때가 많은데, 수능날에는 금방 정신이 차려지더라고요. 웃으며 어머니가 차려주신 아침을 먹고, 따뜻하게 씻으며 고사장으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 옷은 최대한 따뜻하게 여러겹을 입었구, 혹시 감정적으로 변할까봐 부모님께 도시락에 편지는 올해는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수능장에서 먹을 아이스 커피와, 글루콤, abc 초콜릿을 챙겼습니다. 문구류로는 수능 샤프에 넣을 튼튼한 샤프심이랑 수정테이프를 준비했습니다.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고사장에 도착하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 뒤 고사장 정문으로 향했습니다. 매년 보는 풍경임에도 익숙하지 않은 수능 응원들을 보며 씩 웃고 그냥 제 고사실로 직행했습니다.

 

 7시 40분쯤 입실하여 차분하게 전과목 실수노트를 봤습니다. (8시 10분까지 입실하셔야 하니 최대한 여유롭게 입실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는 국어 예열지문을 읽고 미리 뽑아둔 연계 작품들을 눈으로 쓱 훑었습니다.

 

 8시 10분쯤에는 감독관 두 분이 들어오십니다. 핸드폰을 걷어갔고, 수능 샤프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나눠주셨습니다. 재빠르게 준비한 튼튼한 샤프심으로 수능 샤프를 채우고, 혹시 안 낸 전자기기가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꼼꼼히 확인하고 없는걸 확인했습니다. 이후 감독관님이 손목 시계를 검사하는데, 손목 시계를 검사해주실 때, 귀마개 사용 허락을 맡고 국어 시험 보기 전에 미리 귀마개를 착용하였습니다.

 

 국어_ OMR을 먼저 받고 기입해야하는 사항들을 어느 정도 채우고 있을 때, 국어 시험지를 받았습니다. OMR 기입 사항들을 마저 채우고, 파본 검사를 하면서 문학 작품들은 뭐가 나왔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거의 아는 연계 작품임을 확인하고 마음 편하게 8시 40분 종이 치기 전까진 호흡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면서 국어 시험 1번부터 45번까지 쭉 상기했습니다. 어떻게 문제들을 풀지 미리 생각하며 생각을 가다듬었습니다.

 8시 40분 종이 치자마자, 정확하고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원칙대로 문제를 풀다가 문법 문제 하나에 멈칫했습니다. '너 빚쟁이같다.' 를 읽으면서 이게 뭔 소린가 생각을 했습니다. 정확하게 판단이 안되어서 별표를 치고 넘어갔습니다. 별표치고 넘어가는 훈련이 없었다면 계속 머뭇거리다가 국어 시험을 망쳤을 수도 있었겠지만, 훈련한 덕분에 잘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여러분도 넘어가는 훈련 꼭 해두시길 권합니다!)

 BIS비율 지문을 읽으면서 어렵다고 느꼈지만, 19수능에서 얻은 교훈 '나에게 어려우면 모두에게 어렵다.'는 원칙을 떠올렸습니다. 수능은 상대평가이기에 그저 나를 믿고 한문단 한문단 독해해서 뚫어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이 점 명심하시고 아무리 어려워도 멘붕에 빠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45번까지 문제를 다 푸니 검토할 시간이 남아서 별표친 문제 두 개 정도를 고치고, OMR을 작성한 뒤 수험표 뒤에 가채점표를 작성하였습니다.

 

 수학_ 수학 시험을 치르기 전 쉬는 시간에는 의식적으로 국어에 대한 생각을 지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볼까?'라는 생각으로 채웠습니다. 그 뒤 실수 노트만 반복해서 본 뒤에 수학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막힘 없이 잘 풀어나갔습니다. 결론부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문제풀이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 수능장에서도 도움이 될겁니다. 그날따라 유독 수학 문제가 잘풀렸는데요, 딱 한 문제(3점짜리) 이상하게 읽어서 한번 틀렸단걸 인지했습니다. 3점 짜리 문항이라 괜히 시간 낭비를 한 것 같아 고쳐 푸는 과정에서 좀 급하게 풀었는데요, 정확하게 문제 풀이 방향을 세우고도 마음이 급해서 실수가 유발되었습니다. 결국 그 3점 짜리 문제를 2번 풀었음에도 실수로 틀리고 97점을 맞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수학 문제만큼은 차분히 푸시길 권합니다.

 

 점심시간_ 아는 친구가 있음에도 일부로 혼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온전히 본인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점수를 맞춰보다가 멘탈이 나간 적이 있기 때문이죠. 친구가 있어도 무조건 혼자서 식사를 하는 걸 추천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영어 구문책을 읽으면서 영어에 대한 감을 높이고, 미리 준비한 예열지문을 보면서 영어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영어_ 점심을 먹고 나른해지지 않으려고 커피를 먹고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 듣기 시간에 최상의 집중을 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기에 일부로 카페인을 섭취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영어 시험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각별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듣기를 들으며, 7문제 정도 풀고, 글 읽기를 묻는 유형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갔습니다. 연계를 많이 공부하지 않았음에도 연계된 지문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름 편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고, 예열지문에서 나온 지문이 많아서 편하게 영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탐구_영어 시험을 잘 치르고, 쉬는 시간에 탐구 시간에 볼 정리된 자료들 찾았는데, 제가 깜박 잊고 그 자료들을 놓고 왔다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순간 당황을 하였지만, 차분하게 한국사 교재만 한번 쭉 보고, 머릿속으로 탐구 개념을 반추했습니다. 그 상태로 시험을 봤는데요, 결과는 나쁘진 않았지만, 최선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수능 전날에 자료를 빠짐없이 챙기길 바랍니다.

 

 제 2 외국어_ 제 2 외국어를 보기 전에 많은 학생들이 제 2 외국어 시험을 포기하고 집에 가는걸 선택합니다. 준비를 안 한 학생들은 한시라도 더 빨리 수능을 마무리 하고 싶어서겠죠. 제 2 외국어를 공부했다면,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저도 쉬는시간에 아랍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쉬는 시간에 창문을 보면 정문에서 부모님들께서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시는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기다림에 꽤나 마음이 동요되는 듯하여 일부로 교실에서 아랍어 공부만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보니 어려웠지만 나쁘지 않게 시험을 본 것 같았습니다.

 

 모든 시험이 마무리 되고 감독관님께서 휴대폰을 돌려주시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기다리는 동안 저는 가채점 한 것을 바탕으로 메가스터디 빠른 채점 페이지에 답들을 옮겨 적었습니다.

 

처음 답을 기입한건 수학이었는데요, 나름 자신이 있어서 처음 빠른 채점을 입력하긴 했지만, '채점하기' 버튼을 누르기까지 정말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눈을 꼭 감고 '채점하기'를 누르자마자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쁘지 않은 결과에 안도하고, 그 다음 과목들을 차례로 입력했습니다. 모든 과목 모두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납득할 수 있는 점수가 나왔습니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웃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점수를 말할 수 있었습니다.

 

 

 

고사장을 빠져 나가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고사장이 보입니다.

현역 때 아픈 마음으로 고사장을 빠져나왔을 때와 동일한 모습입니다.

괜히 재수 때 수능 끝나고 눈물을 참을 수 없어 그저 흐르던 눈물이 생각납니다.

 

 위를 보니 달도 보입니다.

학원 끝나고 혼자 터벅터벅 집으로 갈 때, 참 많이 봤던 달인데 느낌이  참 많이 다릅니다.

 

 앞을 보니 부모님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기로 가면 이제 수능은 끝이구나, 후련한 생각이 들면서도 서운합니다.

이 생활을 오래했던 탓이겠죠

 

19살의 시간을 살게해준 나의 수험생활을 한 걸음 한 걸음 떠나보내며,

20살, 21살의 나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간다는게

두렵기도 하면서 두근거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수험 생활동안 매일 매일 비슷한 하루를 보내신

여러분들에게 수능이 여러분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을 두서 없이 쭉 썼는데요 조금은 실감이 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수능 전날, 수능날에 무엇을 해야하는 지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수능은 온전히 실력대로 결과가 나오니

여러분의 실력을 믿으시고 수능을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수능날까지 댓글 달면 답글달아드리니, 편하게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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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2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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