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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싶다면 놓아라

조경진  스크랩
2026-10-31 23:57:40
305
안녕하세요! 22기 목표달성장학생 조경진입니다.
진짜 오랜만이죠.. 네.. 많이 늦었습니다.
아주 짧게 변명을 하자면 중간고사 공부도 좀 각잡고 하고,
수습기자에서 정기자가 되면서 기자 일도 좀 바빠져서..
이렇게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종의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할까요.
그동안 써온 칼럼들보다 더 좋은, 유익한 칼럼을 써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엄두가 잘 안 나더라고요..!
사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칼럼들도 많이들 좋아해주셨고,
어쨌든간에 여러분께 자주 찾아오는 게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이쯤에서 회포는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할 수만 있다면 2년 전 이 시점의 저에게 이 칼럼을 보내주고 싶은데요.
그건 불가능하지만, 2년 전 저와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저의 생각을 전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한 분이라도 이번 칼럼이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시작해볼게요!



# 아폴로 13호

여러분은 아폴로 13호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아폴로 13호는 달을 향한 인류의 세 번째 발걸음이었습니다.
아폴로 11, 12호를 거치며 유인 달 착륙에 대한 관심은 식어갔지만,
이후 뜻밖의 이유로 13호는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됩니다.
오늘은 아폴로 13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1970년 4월 11일, 아폴로 13호의 시작은 너무나도 순조로웠습니다.
발사 때 엔진 하나가 예정보다 일찍 꺼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나머지 엔진이 더 오래 연소하여 이후 문제 없이 비행했죠.
임무 기록에 따르면 비행 약 46시간쯤 관제사 한 명이
우주선 상태가 너무 좋아서 지루해 죽겠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TV 생방송으로 우주선 내부를 소개하던 승무원들은
우주선에서 편안한 저녁을 보내겠다며 인사를 건넸죠.
그리고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바뀝니다.

4월 13일, 비행을 시작한지 약 55시간 55분
지상 관제의 지시에 따라 승무원은 산소탱크의 팬을 작동시켰고
직후 2번 산소탱크가 난데없이 폭발합니다.
귀를 찢는 굉음과 쉴새없이 울리는 경보 속에서
승무원들은 문제가 생겼음을 지상에 보고한 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창밖을 바라봅니다.
창밖에선 무언가가 우주선에서 끝없이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이내 그들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죠.
산소였습니다.

아폴로의 산소는 단순히 승무원의 호흡에만 쓰이지 않았습니다.
우주선에는 산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가 있었습니다.
그 시스템은 전기 뿐만 아니라 물도 함께 만들어냈죠.
산소의 부재는 곧 호흡도, 발전도, 수분 섭취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번 탱크의 폭발은 1번 탱크까지 손상시켰고, 전기와 물 공급 체계는 무너집니다.

해당 시점에 우주선과 승무원 3명은 지구에서 약 32만 k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달에 못 가는 것을 넘어서, 지구에 돌아오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죠.


그리고 여기서 아폴로 13호의 목표는 완전히 뒤집힙니다.
‘달에 착륙한다’에서 ‘세 사람이 살아서 지구로 돌아온다’로 말입니다.
새로운 목표가 정해진 순간, 원래 목표를 위해서 중요했던 수많은 것들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과학 탐사도, 장비도, 심지어는 기존 일정도
전부 눈 앞에서 치우고, ‘귀환’만을 바라보게 됩니다.

첫 번째 결정은 우주선의 사령선인 오디세이를 꺼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구 재진입에 있어서 오디세이의 배터리는 무조건 남아있어야 했습니다.
기계선의 폭발로 전력 공급이 어려워졌기에, 그들은 역설적인 선택을 합니다.
사령선을 살리기 위해 사령선을 꺼버리는 것이었죠.
불필요한 시스템을 전부 차단하고 승무원들은 달착륙선 아쿠아리우스로 이동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심각한 문제 상황에서 더 많은 장치나 기능을 켜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중요한 목표 앞에서 그들의 선택은 비워내고, 덜어내는 것이었죠.


이후 달착륙선 아쿠아리우스는 일종의 구명정이 됩니다.
기존 설계 목적은 승무원 두 명의 달 표면 왕복이었기에
두 사람이 이틀 정도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 명이 5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살아야 했죠.

전력은 극단적으로 줄이고, 정상 임무에 필요했던 기능도
귀환이라는 새 목표에 필요없다면 가차없이 꺼버렸습니다.
장비들이 작동을 멈추자 열 발생이 줄어 내부가 극도로 추워졌지만
기존에 누리던 편안한 환경조차 덜어내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물 또한 우주선 시스템 냉각에 필요했기에 극단적으로 줄였죠.
덜어낼수록, 목표를 이뤄낼 가능성을 채워갔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애초에 지구로 돌아오는 궤도 위에 있지 않았습니다.
궤도를 보정하기 위해 사용할 엔진도 기계선의 손상으로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달 착륙에 사용할 아쿠아리우스의 하강 엔진을 사용하게 됩니다.


한편, 세 사람이 아쿠아리우스에서 생활하니
이산화탄소 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갑니다.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면 수산화리튬 필터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사령선 오디세이에는 충분한 필터가 있었지만
오디세이의 필터는 네모난 형태였고, 아쿠아리우스의 장착부는 다른 형태였죠.
필터는 있는데, 연결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들은 우주선 안에 실제로 있는 물품만 사용해서 임시 어댑터를 설계합니다.
그리고 이 임시 어댑터는 제대로 작동했습니다.
새로운 자원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진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죠.


지구 대기권에 들어갈 때는 열차폐막이 있는 오디세이로 가야 합니다.
며칠 동안 얼어붙은 사령선 오디세이를 다시 켜야 했죠.
문제는 사령선 내부가 너무 차가워져서 결로가 생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새로운 절차와 방법을 만들어냈고,
아쿠아리우스의 전력까지 끌어다 오디세이의 배터리를 충전한 끝에
오디세이는 정상적으로 재가동됩니다.

이후 사고 나흘 뒤인 4월 17일 승무원들은 기계선, 그리고
자신들을 살려준 달착륙선 아쿠아리우스까지 분리하고
오디세이에 탑승해 지구 대기권으로 진입합니다.
그들은 태평양에 안전하게 착수했고, 세 사람 모두 살았습니다.


아폴로 13은 원래 임무 기준으로 보면 분명히 실패입니다.
달에 착륙하지도, 탐사도 하지 못했죠.
그럼에도 나사는 훗날 이 임무를 성공적인 실패라고 부릅니다.
결국 새롭게 세운 귀환이라는 목표는 성공했으니까요.
그 과정에는 덧셈보단 뺄셈이, 채움보단 비움이 있었습니다.



# 잡고 싶다면 놓아라

이번 칼럼의 제목인 ‘잡고 싶다면 놓아라’는 결국 아폴로 13호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여러분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어떤 문제가 앞에 있든 간에
여러분의 최우선 목표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일 겁니다.
수능이라고 말하지 않은 이유는, 결국 수능도 대학을 위한 것이고
누군가는 수능 없이도 대학에 합격하기 때문이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겠다는 그 목표를 잡고 싶다면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전부 놓으셔야 합니다.

풀던 문제집을 꼭 끝까지 풀 필요 없습니다.
남들이 푸는 실모를 꼭 풀 필요 없습니다.
갑자기 식단이나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꼭 유지해야 하지도 않습니다.

최우선 목표를 위해서 전부 덜어내고, 비워내야 합니다.
하면 좋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말이겠죠.

당연히 문제집 한 권 더 풀면 좋고, 실모 한 회차 더 하면 좋고
노트 정리도, 단권화도, 개념 복습과 EBS도
하면 무조건 도움이 되겠죠.

근데 그것이 여러분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가’는 다릅니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지 말고, 해야 하는 공부를 하세요.

편안한 환경도, 물조차도 극단적으로 포기했던 13호의 승무원들은
귀환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그 목표에 반하는 것들을 포기했죠.
설령 그것이 기존에 세웠던 목표를 위했던 것일지라도요.

지금껏 추구했던 것이 무엇이든, 미적 100점이든, 국어 백분위 100이든,
만약 그것을 추구하는 게 오히려 대입이라는 목표에서 멀어지게 한다면
과감히 포기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뜨거운 고집보단 차갑게 판단할 때니까요.

저는 현역 수능 21일 전에 남들이 지금껏 해온 공부, 내가 그동안 못한 공부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해야만 할 것 같은 공부들에 눌리고 또 눌려서
그 압박감에 모든 걸 포기했던 사람입니다.

21일 전부터 디데이가 한 자리수가 되어갈 때까지 아예 공부를 놓아버렸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습니다.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간에
여러분의 본질적인 목표, 대입이라는 방향은 변하지 않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안 좋고, 절망적이더라도
최후의 목표는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봅시다.

저도 그 여정의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 마무리하며

오늘 칼럼은 다들 어떠셨는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이 마무리하며 를 여러분들과 나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날씨로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날씨로 수험생활의 끝을, 수능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들 몸관리 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가능한 선에서 전부 답변 드릴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도움 되셨다면 추천 한 번씩 눌러주시면 더욱 감사할 것 같습니다.
다음 칼럼으로 돌아올 때까지 다들 평안한 나날이 되시길..!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마
이제는 말해 난 나고 넌 너야
나답게 살아 나다워져가
하고싶은걸 해 아무렴 어때
나는 괜찮아 이젠 괜찮아
끝은 없어 보여도 언젠간 저기에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도
멈추지 않아 난 여전히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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